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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무적인줄 알았던 산체스, 두산 만나 무너졌다

김용 기자

입력 2018-05-16 21:22

수정 2018-05-16 21:36

 무적인줄 알았던 산체스, 두산 만나 무너졌다
2018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SK 선발투수 산체스가 4실점했다. 이닝 도중 손혁 투수코치가 올라와 산체스를 진정시키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16/

앙헬 산체스가 무너졌다. 두산 베어스는 강했다.



두산이 연이틀 SK 와이번스를 잡았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이영하의 6이닝 3실점 호투와 승부처 집중력을 보인 타선의 힘을 앞세워 5대3으로 승리했다. 하루 전 9회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던 두산은 2연승으로 2위 SK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사실 이날 경기 개최 여부는 불투명했다. 많은 비예보가 있었고, 실제 오후까지 비가 내렸다. 하지만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빗방울이 가늘어졌고, 경기 시작 전 비는 아예 그쳤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경기를 강력히 원했다. 자신들은 2주 넘게 쉰 에이스 산체스가 대기중이었다. 반대로 두산은 5선발 이영하였다. 선발 매치업에서 앞서는 경기가 열려야,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었다. 두 차례나 비로 등판이 밀린 산체스 포함, 선발진 운용도 꼬이지 않을 수 있었다.

반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비가 안와 경기를 하면 하는 거고, 비가 와 경기를 못하면 못하는 거고 별 생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순리대로 풀겠다는 뜻이었다.

꼭 욕심을 내는 팀이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푸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도 그랬다. SK는 1회초 상대 선발 이영하가 노수광, 한동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중심타자들의 후속타 불발로 1점도 뽑지 못했다. 2회 솔로홈런 2방으로 먼저 달아나기는 했지만, 강팀 두산을 상대로는 충분치 않았다.

초반 분위기를 잃지 않은 두산은 2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SK 우익수 정진기의 수비가 아쉬웠다. 1사 2, 3루 위기서 오재일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단타로 처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욕심을 내 슬라이딩캐치를 시도하다 공을 뒤로 빠뜨렸다. 어차피 2점은 준다고 생각하고 추가 득점 위기를 막았어야 했는데, 오재일을 3루까지 진루시켰다. 흔들린 산체스가 포일로 1실점을 더하고, 김재호에게 홈런까지 얻어맞고 말았다.

그렇게 두산이 앞서나가자 SK 타자들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4회 김성현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따라갔지만, 이 안타도 빗맞은 행운의 안타였다. 무너질 듯 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이영하의 투구에 말리는 인상을 줬다. 방망이에 힘이 잔뜩 들어가니 찬스를 만들 수 없었다.

타자들이 점수를 못내주자 산체스는 5회 또다시 폭투를 저지르며 아쉬운 1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7이닝까지 버텼지만 경기 주도권은 이미 두산이 쥔 후였다. 7이닝 7안타(1홈런) 5실점. 삼진 8개를 잡았지만, 강팀 두산을 맞아 KBO리그 데뷔 후 첫 패를 떠안고 말았다. 그 전까지 선발로 7경기에 나서 4승 무패를 기록중이었다. 구심 판정으로 논란이 있었던 4월19일 KT 위즈전(5실점)을 제외하면 어느 팀을 만나든 '언터쳐블' 투구를 해왔던 산체스였는데, 두산의 벽은 넘지 못하고 말았다. 아주 못던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힘 싸움에서 두산 타자들에 밀렸다. 본인이 저지른 3개의 폭투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

두산은 확실히 강했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 실수가 없었다. 특히, 이날은 3루수 허경민이 숨은 히어로였다. 2회 펜스 밖으로 넘어가는 김성현의 파울 타구를 잡아낸 것은 물론, 강하고 어려운 바운드의 타구가 계속해서 날아가도 차분하게 처리해냈다. SK 정진기의 타구 판단 미스와 비교하면, 두산의 전체적 전력이 왜 강한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특히, 막내 5선발을 내보내 상대의 실질적 에이스를 잡아냈기에 심리적으로는 1승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결과를 만들어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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