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을 면밀히 살펴보면, 결국 공격과 수비에서 제 몫을 했던 선수들이 잔류에 성공했다. 구단들은 당장 전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그 대체자를 키우는 일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예년과 달리 구단들은 FA 선수들에게 무조건 '4년 계약'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들과 장기 계약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결국 1~2년 혹은 여기에 '+1년'을 추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베테랑 야수 중에서 NC 다이노스 손시헌(15억원)과 지석훈(6억원)이 각각 2년 계약을 맺었다. 이종욱은 1년 총액 5억원을 받으며, KIA 타이거즈 김주찬(27억원), 롯데 자이언츠 문규현이 2+1년의 계약을 따냈다. 어쨌든 이들은 팀에서 공헌도가 제법 있는 선수들이다. 다음 시즌에도 필요한 자원이기에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FA 계약이 끝난 뒤를 보장할 수는 없다.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 이 기간 동안 대체자를 발굴해야 한다.
우승팀 KIA는 예상대로 김주찬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FA 자격을 재취득한 김주찬은 이번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따냈다. 김주찬도 우승에 공이 컸다. 주장으로 선수들을 이끌었고, 타율 3할9리, 12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최근 3년간 친 홈런이 53개. 당장 김주찬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자원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김주찬과의 계약이 끝났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김주찬이 2+1년을 다 채우면, 마흔이 넘는다. 우승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타격 능력이 좋은 자원이 나와야 한다. 김주찬은 1루수와 외야수를 동시에 소화했다. 무엇보다 확실한 1루수 유망주가 필요하다. 타격 능력이 좋은 최원준이 대체자로 꼽힌다. 고른 기용으로 미래의 주전 1루수를 키울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