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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한 김사연 "부상 두려워 몸사리지 않는다"

김용 기자

입력 2017-03-2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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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한 김사연 "부상 두려워 몸사리지 않는다"
1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kt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kt 김사연이 한화 차일목의 타구를 잡아 1루에 송구하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3.18.

"전 그래도 무조건 열심히 뜁니다. 운동 선수니까요."



이름 때문일까. 프로야구 무대에 이만큼 사연 많은 선수도 없을 것이다. kt 위즈 김사연. 봄만 되면 손이 성치 않다. 2007년 한화 이글스에 신고 선수로 입단해 2010년 한대화 전 감독의 눈에 들어 1군 선수가 되는 듯 했지만, 시범경기 손바닥 골절상으로 군대에 가야했다. 그리고 방출. 신생팀 kt의 부름을 받았다. 퓨처스리그를 지배하며 큰 기대 속에 1군 첫 해(2015 시즌)를 맞이했다. 그런데 4월 사구를 맞고 왼 손등 골절상을 당했다. 절치부심 2016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 홈런왕(6개)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도루를 하다 왼손 검지 골절상을 당하고 말았다. 두 시즌 연속 제대로 야구를 할 수 없었다.

그런 김사연이 다시 한 번 봄을 맞이했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김진욱 신임 감독을 만났고, 포지션도 외야에서 3루로 이동했다. 과연, 김사연의 꼬였던 야구 인생도 확 바뀔 수 있을까.

▶"내가 포지션을 가릴 처지인가."

김사연은 고교시절 3루수로 뛰었고, kt 입단 전까지 내야수로 등록됐다. 하지만 kt 입단 후 그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외야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그런데 kt는 현재 외야 자원들이 넘친다. 반면, 앤디 마르테(작고)가 빠진 3루 자리가 비었다. 김사연의 공격력을 아깝게 생각한 김 감독이 직접 포지션 전환을 제안했다. 아니, 뒷이야기가 숨어있다.

김사연은 "내가 3루로 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스프링캠프 가기 전 기사로 처음 접했다. 당연히 어리둥절했다. 그런데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캠프 짐을 싸다 '내야 글러브를 챙겨야지' 생각을 했다. 사실 캠프 현지에서는 준비해간 글러브가 좋지 않아 (박)경수 형 글러브를 빌려 썼다. 내가 포지션을 가릴 처지의 선수인가. 그냥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사연은 시범경기 이어지는 호수비에 대한 좋은 평가에 대해 "운이 좋았나. 그냥 넘어지면 글러브에 공이 들어어고 하더라. 사실 아직은 적응중이다. 어렵다. 그래도 이왕 바꾼 포지션, 잘 정착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워낙 어깨가 좋아 송구는 문제가 없다. 결국, 빠른 타구에 대한 대처가 관건인데 워낙 투지가 좋은 스타일이기에 몸을 사리지 않고 타구를 막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용국 수비코치는 "사실 안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잘한다. 기대 이상으로 잘한다. 1군 경기도 충분히 뛸 수 있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부상 무서워 몸사린다면 운동 선수 아닙니다."

김사연은 지난해 개막전에서 손가락 골절상을 당한 순간을 떠올렸다. 김사연은 "'내 인생은 정말 안풀리는구나. 나는 야구로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인가'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었다. 정말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김사연은 "올해 다치지 않게 다른 준비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절에 가서 빌기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질문을 하자 "절에는 진작부터 다녔다. 작년에 다치고 나서부터"라고 답했다.

2년 연속 비슷한 시기에 다치니 지금 이맘 때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를 더 악물었다고 한다. 김사연은 "부상이 무서워 몸을 사린다면 그게 프로선수인가. 나는 그냥 나 하던대로 똑같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사연은 "오히려 시범경기와 4월 첫 달만 잘 넘기면 시즌 전체가 잘 풀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두려움 없이 부딪혀 보겠다. 포지션도 바뀌었으니, 불운도 날아가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날아다녔던 김사연은 올해는 22일 경기까지 20타수 1안타의 '5푼타자'다. 안맞는다고 골치아파할 게 아니라, 지난해와는 다르니 올 정규시즌은 다르지 않을까 마인드 컨트롤을 해보면 어떨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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