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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진짜' 키플레이어는 포수다

함태수 기자

입력 2015-10-10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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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진짜' 키플레이어는 포수다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7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1회초 2사 1, 3루 SK 최정의 헛스윙 때 넥센 박동원 포수가 공을 놓치고 있다. 이 사이 3루주자 나주환이 홈인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07/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정규시즌 3위 두산과 4위 넥센의 대표 선수들이 나란히 '키 플레이어'를 뽑았다. '펄펄' 날며 시리즈 MVP(최우수선수)가 돼 줬으면 하는 동료들. 투타에서 한 명씩 지목했다.



조상우(넥센)는 서건창을 택했다. 그는 "1번 타자로서 (서)건창이 형이 많이 출루 해줬으면 좋겠다. 투수 쪽에서는 양훈 선배가 키플레이어"라고 밝혔다. 그러자 서건창은 "(조)상우 말대로 잘하고 싶다"면서 "투수 쪽에선 조상우, 타자 가운데는 (박)병호 형이 남은 경기를 잘 해서 좋은 걸 다 받고 (메이저리그에도) 잘 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에 맞서 두산 유희관은 "역시 단기전은 1차전 선발이 중요하다. 니퍼트가 승리투수가 돼 첫 단추를 잘 꿰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타자 중에는 김현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도 "우리 팀 키플레이어는 나다. 내가 평타만 해도 팀이 잘 나가는 경기가 많았는데, 가을만 되면 내가 늘 평타를 못 쳤다"며 "나를 제외하고는 큰 경기에서 잘 하는 오재원 선배가 키플레이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못지 않은 활약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포수다. 안방이 흔들리는 팀은 원하는 목표에 근접할 수 없다. 단기전일수록 포수 쪽에서 나오는 실수는 치명적이다.

두산은 양의지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그는 올 시즌 중심 타선에 위치해 132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에 20홈런 93타점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몸에 맞는 공을 24개나 기록할 만큼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면서도 자신 있는 스윙으로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었다. 최근에는 특히 프리미어 12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작년만 해도 2스트라이크 이후 노스텝으로 갖다 맞히는 스윙을 했다. 올해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내 스윙을 하고 있다"고 맹타의 비결을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최주환과 더불어 방망이 헤드를 가장 잘 쓰는 타자"라고 양의지를 극찬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서 팀이 그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공격보다 수비다. 넥센이 NC, 삼성처럼 자주 뛰는 팀은 아니지만, 꽤 많이 도루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올해 도루저지율이 2할6푼2리다. 기본적으로 어린 투수들의 견제 능력이 뛰어나지 않고 외국인 투수들의 퀵 모션이 느린 탓에 도루 저지에 애를 먹었다. 넥센은 분명 이 약점을 파고들 것이고, 양의지는 투수와 합심해 상대의 발을 묶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타석에서 흔들릴 수 있다. 수비에서 나온 실책과 실수는 타격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다.

넥센 주전 포수 박동원도 안정감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는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불펜 한현희의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3-3이던 연장 11회초 2사 1,3루, 타석에는 최정. 한현희는 볼카운트 1S에서 속구를 던졌는데 박동원이 공을 뒤로 흘렸다. 최정이 헛스윙을 하는 순간 공의 움직임을 놓쳤다. 3루 주자 나주환의 득점으로 4-3. 이 점수는 하마터면 결승점이 될 뻔했다. 연장 11회말 2루타 2개와 상대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박동원은 역적으로 몰릴 뻔했다. 박동원은 올 시즌 포일이 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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