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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삼성 구자욱이 과감하게 플레이를 하는 이유

권인하 기자

입력 2014-11-25 06:03

필자는 지난주 칼럼에서 대만에서 열린 21U 야구 월드컵에 한국대표로 출전한 KIA 타이거즈의 좌완 투수 임기준을 소개했다. 사실 임기준 말고 내년 시즌에 주목하고 싶은 선수가 한명 더 있었다. 올해 상무에서 뛰었고, 내년에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하는 구자욱(21)이다.



좌타자인 구자욱은 이번 대회에 3번 타자로 나서 타율 4할4푼8리를 기록해 타격 5위에 올랐다. 도루는 6개로 전체 1위였다. 그는 올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타율 3할5푼7리(1위), 27도루(리그 3위)를 기록했는데,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국제대회에서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대회 중에 대만에서 만난 구자욱은 자신감이 넘쳤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도 구자욱의 타격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자신감이 과감한 플레이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무모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지난 15일 열린 호주전 1회말 2사. 1루 주자였던 구자욱은 볼카운트 2B2S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런데 풀카운트 6구째에 3루 도루까지 시도했다. 2아웃에 타석에는 포수가 3루에 송구하기 쉬운 좌타자였다라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듯한 도루였다. 다행히 6구째가 볼이 돼 타자는 출루했고, 구자욱은 3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2사 1,3루 상황이 이어졌고, 이후 주자 2명이 더블 스틸에 성공해 구자욱은 득점까지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3루 도루가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구자욱의 주루 플레이는 1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무리가 있어 보였다. 구자욱은 "내 판단으로 스타트했습니다. 1,3루 찬스를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중견수로 나선 구자욱은 수비 때 앞쪽에 떨어지는 플라이 타구를 원 바운드로 처리하지 않고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다. 결국 단타가 2루타가 됐다. 구자욱 본인도 "무리였습니다"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적극적이지만 무모한 듯한 주루플레이와 수비. 칭찬할 수는 없지만 21세 젊은 선수의 패기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가 복귀하더라도 삼성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 내야수로 등록돼 있는 구자욱은 상무와 이번 대회에서는 주로 중견수로 활약했다. 만약 구자욱이 1군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1루수 채태인(32)의 백업이나 올시즌 중견수를 꿰찬 박해민(24)과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욱의 플레이에는 도전자로서 자신감이 있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구자욱은 "어느 포지션도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스프링캠프에서 어필을 해야합니다"라며 1군 엔트리 진입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구자욱이 지금까지 보여준 과감한 자세로 내년 시즌 경쟁에 이길 수 있을까.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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