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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 칼럼]21U대회에서 건진 KIA 유망주 임기준

노재형 기자

입력 2014-11-17 15:56

수정 2014-11-18 10:46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대만에서 열린 21세 이하 국제대회인 제1회 21U 야구월드컵. 한국은 대만과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프로 15명(상무, 경찰청 포함), 대학 9명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는데, 이 중에 내년이 기대되는 선수가 있었다.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임기준(23)이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차 2라운드 출신인 임기준은 이제 경찰청에서 제대해 KIA에 복귀한다. 1군 통산 성적은 2012년에 3경기 3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올시즌 2군 25경기에 등판해 6승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임기준은 이번 야구월드컵에서 2경기에 등판해 13⅔이닝을 던져 2패, 평균자책점 3.29를 올렸다. 썩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그는 강팀인 대만전과 일본전에 등판했다. 지난 9일 대만전에서는 7회 실점을 했으나, 6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또 14일 일본전서도 아주 좋은 피칭을 보였다. 프로 선수 8명이 포함된 일본 타선을 상대로 4회까지는 볼넷 2개만 허용하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7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져 5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5회 무사 1루, 일본은 치고 달리기 작전을 선택했고, 임기준은 이를 막기 위해 바깥쪽으로 많이 빠진 볼을 던졌는데 8번 와카쓰키 겐야가 무리한 자세에서 때린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임기준의 실투는 아니었다. 임기준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0대1 패배의 책임을 안아야 했다.

당시 임기준의 공은 위력적이지 않았지만 바깥쪽의 낮은 제구가 좋았다. 임기준은 "낮은 코스의 슬라이더가 좋았어요. 근데 스트라이크 존이 약간 넓었던 것 같아요. 준비를 차분하게 했던 게 좋았어요"라고 밝혔다.

임기준이 일본전서 호투한 이유에 대해 대표팀 코치를 맡은 박치왕 상무 감독은 "기준이의 피칭폼은 타자에서 보면 팔이 숨겨진 상태에서 나오니까 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또 상대를 모른다는 점에서 부담없이 편하게 던질 수 있었지요"라고 설명했다.

임기준은 7회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1루 주자를 견제아웃시키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임기준의 견제폼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했지만, 임기준은 그것 마저도 극복해냈다.

"부담없이 던졌습니다.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고 한 임기준에게는 현지 팬도 생겼다. 일본전 다음날에 대만의 여성 팬들이 임기준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임기준은 깜짝 스타가 됐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내년 선발 자원을 보강해야 한다. 임기준이 그 자리를 메운다면 KIA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 될 터. 임기준은 "제대하고 마음의 부담은 없어졌습니다. 스프링캠프 때 잘 해서 1군에서 뛰고 싶습니다"며 내년 목표를 말했다.

야구는 정신력의 싸움이기도 한다. 상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대만을 상대로 호투하며 갖게 된 자신감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성공 가능성은 높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임기준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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