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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오재영의 6이닝 역투, 위기의 넥센을 구했다

이명노 기자

입력 2014-10-30 20:49

수정 2014-10-3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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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영의 6이닝 역투, 위기의 넥센을 구했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넥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오재영이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uyngmin@sportschosun.com / 2014.10.30.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은 굉장히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보여준 패가 너무 약했다. 상대 에이스 카드에 맞서 나온 선발투수는 5승을 올리는데 그친 투수. 게다가 부진으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지 못한 투수였다.



넥센과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30일 잠실구장. 넥센 선발투수 오재영은 우려를 비웃듯, 호투를 거듭했다. 왼손투수의 이점을 살린 투구가 효과적이었다.

오재영은 6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면서 3안타 2볼넷만을 허용하고, 삼진 2개를 잡으며 1실점했다. 분위기를 탄 LG 타선을 단 1점으로 막으면서 넥센이 초반 분위기를 잡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타선도 오재영을 도왔다. 2회초 강정호의 솔로홈런, 그리고 5회 집중 5안타로 4득점, 5-0 리드를 만들어줬다.

좌완투수 오재영은 왼손타자를 상대로 한 슬라이더가 결정구다. 좌타자 몸쪽에서 들어오다 바깥쪽으로 휘어 나가는 각이 좋다. 게다가 LG 타자들의 스윙과는 상대성이 잘 맞아 떨어진다. 정석적인 인앤아웃 스윙을 하는 좌타자들에게는 오재영의 슬라이더가 쥐약이 될 수 있다. 배트 중심에 맞히기 어려운 것이다.

오재영은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힘 있는 정면 승부를 펼쳤다. 초반 결정구는 직구였다. 우타자 상대 위닝샷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직구에 힘이 있었다.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넣은 뒤, 바깥쪽으로 강력한 직구를 던지는 단순한 패턴으로도 손쉽게 LG 타자들을 요리했다.

2회말 2사 후 스나이더와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최경철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첫 위기를 넘겼다. 1회와 3회, 4회는 삼자범퇴였다. 5회에는 첫 실점이 나왔다. 1사 후 오지환에게 볼넷, 최경철에게 좌전안타, 대타 최승준에게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에 놓였다.

자칫 상대에게 대량실점할 수 있는 위기. 하지만 오재영은 침착했다. 정성훈에게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1실점했지만, 대타 채은성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실점을 최소화한 것이다.

당초 염경엽 감독은 오재영이 5이닝만 막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5이닝 3실점' 정도가 염 감독이 바란 최선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오재영은 이를 초과 달성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79개. 오재영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볼넷으로 내주긴 했지만, 이진영과 스나이더를 연속해서 외야 플라이로 잡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200% 완수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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