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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연패 속 찾은 새 라인업, 좌타자 폭탄 배치

이명노 기자

입력 2014-07-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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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연패 속 찾은 새 라인업, 좌타자 폭탄 배치


강팀을 만나 주춤했다. 하지만 연패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변화를 꾀했다. NC 다이노스가 파격적인 새 라인업을 선보였다.



NC는 2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1~5번 타자까지 모두 좌타자를 배치했다. 왼손타자가 많은 NC에게 이상할 게 없는 라인업. 하지만 NC가 이와 같은 라인업을 선보인 건 올시즌 처음이다. 앞서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 전패한 뒤, 변화를 시도했다.

그동안 우타자 권희동과 플래툰 출전하고 있던 좌타자 김종호를 2번-좌익수로 배치했다. 리드오프 박민우와 함께 지난해 도루왕 김종호가 테이블세터를 구성했다. 시즌 초반에 몇 차례 나온 배치이지만, 김종호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자취를 감췄던 라인업이다.

중심타선의 변동 역시 컸다. 2번타자로 나서던 이종욱은 3번 타순에서 클린업 트리오의 선봉장에 섰고, 나성범이 데뷔 처음 4번타자로 나섰다. 테임즈는 5번으로 내려갔다.

1~5번 타순까지 모두 왼손타자. 그동안 중심타선을 지키던 지명타자 이호준이 6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모창민과 손시헌이 7,8번. 6번부터 9번까지는 모두 우타자가 배치됐다.

어찌 보면 극단적인 타순 배치다. 상대 입장에선 편안하게 불펜진을 운용할 수 있다. 선발이 내려간 뒤 경기 막판에는 타자유형에 따라, 좌-우투수 배치를 하면 된다. 흔히 말하는 '좌우놀이'에 있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NC는 파격을 선택했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박민우가 4타수 3안타 1볼넷, 김종호가 3타수 1안타 2볼넷으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이종욱은 4타수 2안타 3타점, 나성범이 4타수 1안타 3타점, 테임즈가 4타수 3안타로 중심타선도 제 몫을 다했다.

좌타자 폭탄이 주는 효과는 컸다. 박민우 김종호 이종욱 모두 과거 1번타자로 뛰었거나, 현재에도 리드오프로 설 수 있는 이들이다. 실제로 29일까지 박민우가 34도루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고, 김종호와 이종욱이 15개, 12개로 팀내 도루 2,3위에 올라있다. 팀에서 가장 빠른 세 타자가 전진배치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4번타자로 나선 나성범 역시 도루 능력이 있다. 도루 10개로 팀내 도루 4위. 도루 1~4위가 그대로 1~4번타자로 나선 것이다.

물론 이들 모두에게 도루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타순에 걸맞게 자기 역할을 해주면 된다. 이종욱은 어느 타순에 갖다 놔도 그에 맞는 역할을 해주는, 김경문 감독이 신뢰하는 베테랑이다. 3번타자로 나선 경험도 있다. 컨택트 능력이 있어 앞에서 차린 밥상을 해결할 수 있다.

이종욱은 이날 3타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했다. 밥상을 제대로 해치웠다. 4번타자로 나선 나성범도 3타점을 추가했다. 도루는 테이블세터와 5번타자 테임즈가 했다. 이중 5회 김종호의 도루와 8회 박민우의 도루 모두 득점과 직결됐다.

극단적인 좌타자 전진배치, NC 타선의 효용성을 극대화시킨 라인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파격이 매경기 지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상대 선발이 우완 서재응이었고, KIA는 왼손 불펜투수가 약한 팀이다. 이러한 약점을 파고들어 탄생한 일시적 라인업이다.

하지만 상대에 따라 재미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누상에서 빠른 발로 상대를 흔들고, 하위 타선까지 어디서든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구성. 분명 매력적이다. NC가 연패 속에서 찾은 변화, 새로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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