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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강정호, 역대 최강 공격조합과 비교해보니

민창기 기자

입력 2014-07-30 08:15

수정 2014-07-3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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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강정호, 역대 최강 공격조합과 비교해보니
2014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29일 목동 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강정호가 3회말 한화 이태양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강정호의 시즌 29호 홈런.목동=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07.29/

넥센 히어로즈 타선을 설명할 때 '무시무시하다'거나, '거침이 없다'는 표현은 이제 왠지 식상하다. 히어로즈 타선은 '비상식적'이고 '비현실적'이다. 대체적으로 경기 흐름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데, 히어로즈는 이런 상식을 간단히 깨트린다. 초반 대량 실점을 하더라도 야구만화에서나 나올법한 화력을 쏟아내 '야구 모른다'는 말을 실감나게 현실화한다.



29일 현재 86경기에서 팀 타율 2할9푼8리, 130홈런, 553득점. 2위 삼성 라이온즈보다 20개가 많은 팀 홈런 1위이고, 팀 득점 선두다. 홈런은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이상 30홈런)의 그것을 합친 것 보다 많다. 상대가 살짝 빈틈을 보이면 여지없이 파고들어 그로기 상태로 몰아붙인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팀과 함께 타선의 핵인 박병호(28)-강정호(27)도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 것 같다. 사실 '히어로즈 막강화력=박병호 강정호'로 인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9일 현재 4번 타자 박병호는 2할9푼3리-32홈런-68타점, 5번 타자 강정호는 3할4푼4리-29홈런-8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최근 최상의 타격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박병호가 최근 3경기에서 2홈런-6타점을 기록했는데, 강정호는 3경기 연속 홈런에 9개의 타점을 쓸어담았다. 지난 2년 동안 박병호가 주인공이었다면, 올 해는 강정호가 비중이 조금 높은 공동 주연인 것 같다. 홈런은 박병호가 1위, 타점과 장타율은 강정호가 1위다.

둘은 이제 홈런 1~2위를 다투는 경쟁자다. 3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는 박병호가 주춤하는 동안 강정호가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강정호는 2012년의 25홈런을 훌쩍 뛰어넘어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다. 박병호도 지난 해 때린 37홈런 돌파가 눈앞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홈런타자와 슬러거 조합.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둘이 활약을 할 때마다 "박병호 강정호다운 플레이를 했다"고 말한다.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3분의 2를 치른 시점에서 61홈런-150타점 합작. 둘이 때린 홈런이 LG, 한화의 팀 홈런보다 많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나란히 40홈런-110타점 이상이 가능해 보인다. 역대 최강의 공격조합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팬들의 기억속에 아직도 또렷하게 살아있는 우즈-김동주(두산 베어스), 이승엽-마해영(삼성)의 기록을 살펴보자.

지난 2000년에 우즈는 39홈런-111타점, 김동주는 31홈런-106타점으로 70홈런-217타점을 합작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인상적인 기록이다. 2002년에는 이승엽이 47홈런 -126타점, 마해영이 33홈런- 116타점을 때렸다. 2003년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이뤄져 이승엽이 56홈런-144타점, 마해영 38홈런-123타점을 쳤다. 둘이서 94홈런-267타점을 합작했다. 공포의 타선이라고 할만 하다.

박병호와 강정호, 어쩌면 올 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둘의 공격 조합이 앞으로 어떤 힘을 발휘할 지 궁금하다. 히어로즈와 박병호 강정호는 최고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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