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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실손보험 가입자 보험료 오르나…보험업계 '안정화 할인 특약' 종료 건의

김세형 기자

입력 2021-12-23 12:04

수정 2021-12-23 13:12

내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실손보험업계가 내년 보험료 인상률을 논의, 이르면 이번 주 중 인상률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 보험 평균 인상률은 15%선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손 가입자 중 850만명에게 지난해부터 적용된 보험료 한시 할인 종료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한시 할인이 종료되면 '3세대 실손'으로 분류되는 2017년 4월 이후 실손 상품 가입자의 보험료도 대폭 오르게 된다.



23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에 실손보험료 '안정화 할인 특약' 종료를 건의했다.

안정화 할인이란 2019년 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협의에 따라 '3세대' 신실손보험 계약자의 보험료를 1년간(2020년) 9.9% 할인해주기로 한 조처다.

당시 보험업계는 금융당국과 대규모 적자를 본 '1세대' 구 실손보험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의 보험료를 평균 9.8∼9.9% 인상하는 대신 2017년 4월부터 공급된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9.9% 할인하기로 협의했다. 당초 1년간 한시 적용 예정이었으나 올해도 적용됐다. 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비중은 개인 가입자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를 합쳐 850만명 가량이 안정화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안정화 할인이 결정될 2019년 당시만 해도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상품보다 높은 3세대 실손의 손해율(위험손해율)이 101%로,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3세대 실손의 손해율은 지속해서 악화, 올해 9월 말 112%까지 상승했다. 손해율 112%는 가입자로부터 위험보험료(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보험금 지급에 쓰이는 몫) 1만원을 받아 1만12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지금까지 시행된 안정화 할인을 종료하는 방안을 금융위에 건의했다. 안정화 할인에 따른 보험료 할인 규모는 한해 약 1300억원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기존 가입자 보호 등을 위해 더 이상 적자운영은 불가피한 만큼 안정화 할인 종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전체 실손보험 적자가 3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안정화 할인을 유지하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요구대로 안정화 할인이 종료될 경우 내년에 처음으로 3세대 실손 가입자에게는 10% 이상 인상률이 적용된다. 실손보험은 출시 후 5년이 지나야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3세대 실손보험은 현재까지 연령 상승에 따른 상향 조정만 이뤄졌을 뿐 일괄 보험료율 인상은 없었다.

안정화 할인이 전체적으로 종료돼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 가입자까지 보험료가 오르면 논란도 예상된다. 4세대 실손의 손해율은 9월 말 현재 40%로 매우 낮다.

금융위는 "안정화 할인을 업계가 건의한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이르면 이번 주중 금융위가 1세데∼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평균 인상률 지침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료는 시장가격이기 때문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금융위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로 지침을 제시하며 보험업계는 이를 따른다. 지난해 금융위는 보험업계가 요구한 1세대와 2세대 인상률의 각각 80%와 60%를 반영하라는 지침을 통보한 바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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