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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시즌 동안 겨우 44일 결장'...철강왕 살라, 이번 부상은 심각→에이전트도 "최대 4주 결장 불가피"

이현석 기자

입력 2024-01-23 14:57

수정 2024-01-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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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시즌 동안 겨우 44일 결장'...철강왕 살라, 이번 부상은 심…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모하메드 살라가 리버풀 이적 이후 가장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도, 이집트 대표팀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살라가 당분간 곧바로 경기장에 복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23일(한국시각) 개인 SNS를 통해 살라의 부상에 대한 라미 아바스 에이전트의 성명 내용을 전했다. 아바스는 "부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 살라는 21일에서 28일 정도 결장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에 다시 참가하려면 살라는 영국에서 집중 재활 치료를 마치고 몸이 좋아지는 대로 다시 팀에 합류하는 것 외에 없다"라고 전했다.

앞서 살라는 지난 22일 이집트축구협회 공식 SNS를 통해 '살라에 대한 지난 몇 시간의 추가 검사를 통해 대표팀과 리버풀 의료진이 논의를 거쳤다. 살라는 카보베르데와의 경기 후 잉글랜드로 돌아가 치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살라의 리버풀 복귀 소식을 전해졌었다.

살라는 지난 19일 열린 이집트와 가나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 전반 막판 큰 파울이나 충돌 없이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돼 팬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 후 루이 비토리아 이집트 감독은 "큰 문제가 아니길 바란다. 살라의 부상은 어떤지 알 수 없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회복하는 걸 지켜봐야 한다"라며 살라의 몸 상태에 대해 걱정했다.

당초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대표팀에 남을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카보베르데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곳에 있어서 행복하다. 부상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표팀에는 매우 좋은 선수들이 있다. 이집트 최정예 27명이라고 생각한다. 용기와 자신감으로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이집트축구협회와 리버풀이 살라의 잉글랜드 복귀를 결정하며 살라는 더 이상 이집트 대표팀에 남을 수 없었다.

또한 살라가 부상 회복에 빠르게 성공한다면 이집트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한 이후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다. 이집트축구협회는 '살라가 회복에 성공한다면 네이션스컵 준결승전 시점에 합류할 수 있다'라며 살라의 부상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아바스 에이전트의 발표로 해당 합류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살라 입장에서는 너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살라는 그간 대표팀에서 유독 운이 없었다. 트로피와도 거리가 멀었다.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2017년 카메룬과 2021년 세네갈에 두 차례나 결승전 패배를 경험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트로피를 코앞에서 놓쳤다. 이번이 사실상 전성기로서 치를 수 있는 마지막 네이션스컵 우승 도전이었기에 살라의 이탈 이후 이집트가 탈락한다면 안타까움이 커질 전망이다.

리버풀에서도 살라의 이탈은 큰 공백이 될 수 있다. 리버풀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로 4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 2위 맨체스터 시티가 한 경기 덜 치른 상태로 5점 차로 추격 중이며, 같은 경기 수를 치른 아스널도 승점 43점으로 격차가 같다. 애스턴빌라 등 여러 팀이 리버풀의 상황에 주목하고 있기에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는 시점이다.

리버풀의 우승 경쟁에서 살라의 지분은 크다. 살라는 리버풀을 대표하는 공격수다. 살라는 지난 2017년 여름 리버풀에 합류하며 선수 경력의 도약을 이뤄냈다. 당초 엄청난 기대를 받지는 못했던 살라였지만, 첫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 리그 32골 11도움에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만 10골을 폭발시키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살라는 올 시즌도 리그에서만 14골 8도움으로 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공격포인트 22개는 올 시즌 리버풀 팀 내 2위인 다르윈 누녜스의 13개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득점 외에도 살라의 파괴력으로 비롯되는 추가적인 공격 기회가 리버풀의 전술에서 중요하기에 살라의 이른 복귀가 중요하다.

리버풀은 살라가 없는 상황에서도 선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해결사 살라의 부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앞서 클롭 감독도 올 시즌을 앞두고 살라의 존재감과 함께 그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클롭은 "우리는 받은 제안이 없다. 살라는 리버풀 선수이고, 그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필수적인 선수다"라며 "무언가 있다고 해도 대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그는 리버풀에 100퍼센트 헌신하고 있다.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다"라며 살라가 팀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다행히 리버풀은 살라 없이 치른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누녜스와 조타의 활약으로 4대0 대승을 거뒀다. 리버풀 공격수 조타는 본머스전 승리 이후 살라의 부상 소식에 대해 "살라는 세계적인 선수다. 우리는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경기장에서의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몇 명의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다. 12월에는 살아남았고, 1월이 지나가고 있다"라며 살라의 빈자리를 잘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라는 그간 좀처럼 부상을 당하지 않는 철강왕 면모를 보여준 선수였다. 2010년 알 모콰룬 알 아랍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14시즌 동안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클럽과 대표팀 포함 26경기에 불과했다. 리버풀에서는 지난 6시즌 동안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는 3경기, 결장일 수는 44일뿐이었다. 특히나 빠른 속도가 장점인 선수들 중 일부가 고질적으로 햄스트링 부상과 엮였던 것과 달리 살라는 햄스트링 부상도 이번이 처음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도 살라의 상태에 대한 의견을 전했었다. 클롭 감독은 "살라는 이제 팀에 돌아와서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가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아직 알 수 없다. 햄스트링 부상은 다양하고, 살라가 다리에 이상을 느낀 건 확실하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라며 그의 상태에 대한 우려를 잊지 않았다.

이어 "살라와 통화했다. 그 일이 발생한 직후 그는 의료진에 연락했고, 나도 의료진을 통해 소식을 들었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라며 살라의 정확한 상태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살라의 부상으로 리버풀과 이집트 대표팀 모두 한숨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의 복귀 시점에 따라 이집트 대표팀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도전과 리버풀의 우승 레이스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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