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전에서 이 말이 피부에 와닿았다. FIFA랭킹 87위 요르단은 한국의 승점 3점 제물로 여겨졌지만, 맞춤형 전술과 집중력 높은 공격으로 한국을 패배 위기로 내몰았다.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2대2로 비기며 체면을 지켰다. 대회 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흐름을 이어가던 대표팀은 첫 경기 바레인전 1실점을 포함해 2경기에서 3골을 헌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 구성은 대회 전과 그대로였지만, 안정감은 전혀 달랐다. 믿었던 공격진은 아직까지 필드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샤밥), 주전 날개 황희찬(울버햄턴), 베테랑 레프트백 김진수(전북) 등의 줄부상에 레프트백 이기제(수원)는 경기력 논란까지 터지는 등 나날이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결정적으로 상대하는 팀들의 전력까지 만만치 않아 우리가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16강 토너먼트부터 대진운을 기대하긴 더욱 어렵다. 누굴 먼저 만나고 나중에 만나느냐의 순서 차이만 있을 뿐이다. 현재 E조 2위인 한국은 25일 조별리그 최종전을 통해 E조 1위를 탈환할 경우, 16강서 D조 2위를 만난다. 현재로선 이라크전 패배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일본이 한국의 상대가 될 확률이 크다. 만약 '기술적으로' E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F조 1위와 격돌한다. 현재 F조 1위는 2전 전승으로 16강 조기 진출을 확정한 중동의 전통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다. 승점 6점인 사우디는 최종전에서 2위 태국(4점)과 비기기만 해도 1위를 확정한다. 사우디와 태국의 객관적 전력상 조별리그 최종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이 E조 3위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최종전 상대인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 최약체 중 한 팀이고, 이미 2전 전패를 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돼 동기부여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