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엠블럼 가리키는 것도 놓쳐" 베르너, 토트넘 입단 영상부터 '조롱 등장'...활약 전망도 엇갈려

이현석 기자

입력 2024-01-10 16:06

more
"엠블럼 가리키는 것도 놓쳐" 베르너, 토트넘 입단 영상부터 '조롱 등장…
사진=토트넘 SNS 캡처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토트넘에 입단한 티모 베르너가 시작부터 일부 라이벌 팬들의 조롱과 마주했다.



베르너는 10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임대 이적 소식이 공식 발표됐다. 토트넘은 '베르너 임대 영입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 베르너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팀에 합류할 예정이며, 여름에 완전 이적 옵션도 있다. 그는 등번호 16번의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라며 베르너 이적 소식을 전했다.

토트넘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이 필요했다. 팀의 핵심 자원인 손흥민이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팀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만 12골을 넣은 손흥민의 빈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만 했다.

토트넘은 당초 손흥민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3위에 올라가 있는 도미닉 솔란케 영입을 노린다고 알려졌었다. 잉글랜드 국적의 솔란케는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활약했지만, 리버풀, 첼시 등에서는 부진하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었는데,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본머스 공격을 이끌고 있다. 다만 토트넘은 본머스의 솔란케 잔류 의지와 높은 이적료 요구로 다른 옵션을 찾아야 했다. 이외에도 세루 기라시, 이반 토니 등도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소식이 나오지는 않았다.

솔란케 다음으로 토트넘이 큰 관심을 보인 선수가 바로 베르너였다. 베르너의 최근 성적을 고려하면 토트넘의 뜨거운 관심은 의외다. 베르너는 과거 RB라이프치히 1기 시절에만 해도 팀 역대 최다 득점자에 오르는 등 활약했지만, 첼시 이적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그는 최악의 골 결정력으로 매 경기 첼시 팬들을 실망시켰고, 두 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골을 넣으며 첼시의 투자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토트넘은 이후 라이프치히 복귀 후에도 반등하지 못하며 부진한 베르너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로 2024 참가를 위해 출전 시간을 원하는 베르너를 곧바로 손을 잡았고, 빠르게 영입을 확정했다.

베르너는 입단 인터뷰에서 "이곳에 오게 되어 기쁘다. 나는 빅클럽에 합류했다. 이미 경기를 펼쳐본 적도 있다. 토트넘을 상대하는 경기는 항상 중요한 경기였다. 이 구단의 일원이 되어 너무 기쁘다"라고 밝혔다.

활약과 우승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베르너는 "여기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내가 속도가 빠르고, 상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재미있는 사람이 되어 팀에 잘 적응하고, 동료들도 내 성격에 만족하길 바란다. 예전 첼시에 입단했을 때 우승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마지막에는 타이틀도 따고 싶다고 했다. 결국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으니, 그렇다고 말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여기에 왔다"라고 설명했다.

베르너의 이번 이적 결정에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설득이 결정적이었다고 알려졌다. 베르너도 "많은 것들이 나를 여기로 끌어 당겼다. 우선 감독님과의 대화였다. 정말 좋은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며, 내가 구단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 전술, 스타일, 그의 원하는 플레이 방식까지 발로 알려줬다. 모든것이 나에게 흥미로웠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은 이번 베르너 이적에 대해 '토트넘은 이번 베르너 이적에서 몇 가지 이유로 빠르게 행동했다. 한 가지는 포스테코글루가 공개적으로 빠른 영입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토트넘은 좋은 출발을 한 감독에게 원하는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베르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음에도 이번 이적은 내부적으로 만장일치로 합의된 거래였다'라며 베르너 이적에 토트넘이 적극적으로 나서 빠른 영입을 확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풋볼런던도 '베르너의 속도와 기술적 능력, 그리고 높은 곳에서 압박하는 능력과 경험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포스테코글루는 믿었고, 이 점이 임대 이적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영입이 빠르게 확정되며 토트넘이 공격진을 보강했음에도 베르너에 대한 우려는 확실히 존재한다.

베르너는 첼시 시절부터 극심한 골 결정력 문제를 보여줬다. 첼시 시절 문전 앞에서 잡은 절호의 기회들을 어이없는 슈팅으로 골문 밖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시 베르너는 움직임은 위협적이었음에도 팀 경기 결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자주 나왔다. 이미 토트넘이 베르너 영입에 관심을 보이자 그의 실수가 다시 각광받기도 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토트넘 팬들은 베르너가 쉬운 기회를 놓치는 영상을 공유하며 베르너를 임대로 EPL로 데려오겠다는 구단의 계약을 가볍게 여겼다. 이미 토트넘 팬들은 SNS에서 그가 기회를 낭비하는 모습을 조롱당한 것을 근거해 베르너에게 큰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라며 토트넘 팬들이 이미 베르너 영입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영상에서 베르너는 한 프리스티알 축구 전문가의 패스 이후 빈 골대에도 공을 넣지 못하고 멀리 날리는 등 그가 EPL 무대에서 보여줬던 끔찍한 골 결정력을 다시 선보였다. 이후 팬들은 그의 심각한 골 결정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실수 모음집을 SNS에 올리며 '이 일이 우리에게 잘 풀리지 않을 수가 없다'라며 베르너 영입하는 것이 쉬운 이유는 그가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베르너의 입단 영상이 공개되자, 그중 한 장면을 확인한 라이벌 팬들이 베르너를 향한 조롱을 시작했다.

영국의 더선은 10일 '팬들은 토트넘 영상 공개 도중 실수를 발견하고 베르너가 이미 놓칠 것이라고 확신했다'라고 보도했다.

더선은 '토트넘의 입단 발표 영상을 본 팬들은 베르너를 잔인하게 조롱했다. 팬들은 베르너의 입단 영상에서 그가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 꼭대기에 있는 조명을 가리키는 모습이 등장하고, 그가 제대로 그것을 가리키지 못하자, 이것에 대해 웃음과 조롱의 신호를 보였다'라고 전했다.

입단 영상에서 베르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가장 위에 자리한 엠블럼을 손으로 가리키는 장면이 나왔는데, 베르너의 손가락은 화면 상으로 엠블럼이 아닌 허공을 가리키고 있었다.

더선은 '베르너는 첼시에서 부진할 당시 오랫동안 어이없는 마무리로 조롱을 받아왔는데, 일부 팬들은 그가 다시 한번 목표를 놓친 것을 즐겁게 여겼다'라고 설명했다. 팬들은 SNS를 통해 "그는 이미 또 놓쳤다", "그가 이것마저 놓쳐서 충격이다"라며 그의 영상 속 결정력에도 놀라는 모습이었다.

베르너의 결정력에 대한 우려는 본인의 실력 증명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이미 EPL 출신 공격수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는 "왜 그를 시즌 중간에 보내주는 걸까? 그는 EPL 56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답답한 선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를 보면 어느 날은 잘 달리고, 잘 마무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 경기를 보면 미하일로 무드리크처럼 잘못된 달리기를 하고 수비와 마주치고, 일대일 기회를 놓칠 것이다. 그는 경기를 마쳤을 때 다르윈 누녜스를 생각나게 한다"라며 베르너의 결정력이 올 시즌 EPL에서 아쉬운 결정력을 선보인 무드리크, 누녜스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다만 베르너가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포스테코글루가 형편없는 폼과 낮은 자신감을 가진 베르너를 토트넘에서 다시 활력있게 만들 수 있을까'라며 베르너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스카이스포츠는 '베르너는 3년 전만 해도 독일 축구의 떠오르는 스타였다. 그는 당시 첼시가 그를 위해 4700만 파운드를 지불했을 때 EPL을 호령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토트넘이 향후 베르너를 1500만 파운드에 완전 영입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가치에서의 큰 하락이지만, 베르너가 지난 기간 겪었던 어려움을 반영하기도 한다. 27세면 전성기의 나이지만,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에게도 다시 입증해야 하는 경력의 교차로에 자리해 있다'라며 토트넘 이적이 베르너에게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베르너의 첼시 시절에 대해 '성공적인 이적은 아니었다. 56경기에서 10골은 기대득점이 18.54골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참했다. 큰 기회들을 놓쳤고, 오프사이드도 일상이었다'라고 평가하며 '그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타격을 입었으며, 이후 올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선발 출전 2경기, 2골에 그쳤다'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 소속 기자 필립 힌츠는 "베르너의 이름 뒤에는 큰 물음표가 있다. 그는 첼시 이적 전까지 냉혈한 공격수였다. 그는 정말로 터프했고,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분명한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은 그러지 못했다. 그가 다시 단계를 끌어 올리려면 여러 번의 좋은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쉽지는 않다. EPL은 정말 힘든 리그고, 분데스리가보다 더 어렵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베르너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행인 점은 베르너가 첼시 시절부터 EPL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그는 런던을 알고 있으며, EPL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내 생각에 그는 자신감이 매우 낮았을 수도 있다. 그의 시작은 좋지 못했고, 라이프치히에서도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아마도 포스테코글루 밑에서 정기적인 출전 시간을 가져갈 수 있다면 말이다"라며 토트넘에서는 베르너가 다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카이스포츠는 반등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포스테코글루의 신뢰라고 강조하며, 베르너가 입단 전 포스테코글루와 나눈 대화에서 큰 힘을 얻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벌써부터 베르너에 대한 타 팀 팬들의 조롱이 시작된 가운데, 베르너가 이런 반응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활약이 필요하다.

토트넘에 합류한 베르너는 빠르면 오는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부터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맨유전을 시작으로 베르너의 토트넘 생활이 잘 풀릴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