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현장인터뷰] 돌아온 학범슨 취임일성 "한라산, 나 혼자라도 간다" 지독한 축구 예고

한동훈 기자

입력 2024-01-10 14:39

more
 돌아온 학범슨 취임일성 "한라산, 나 혼자라도 간다" 지독한 축구 예고
10일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가한 김학범 감독.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 김학범 감독(64)이 K리그1로 7년 만에 돌아왔다.



제주는 10일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 유나이티드 클럽하우스에서 김학범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거행했다. 제주는 지난달 5일 제 17대 사령탑으로 김학범 감독을 선임했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 일화(2005~2008), 허난 젠예(중국, 2010), 강원FC(2012~2013), 성남FC(2014~2016), 광주FC(2017) 등 여러 클럽에서 실력을 입증한 베테랑 지도자다. 2006년 모교 명지대에서 운동생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8년 3월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그 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제주는 "김학범 감독은 현대 축구의 흐름을 받아들이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를 마쳤다. 여전한 무게를 자랑하는 현재 제주의 전력을 더욱 극대화하며, 점차적인 리빌딩까지 이끌 적임자"라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김학범 감독 취임 기자회견 전문.

- 취임 소감.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오게 돼 행복하다. 행복한 축구를 해보려고 한다. 지켜봐주신다면 행복축구가 무엇인지 알게 되실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

- 제주가 유독 홈에서 승률이 높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홈경기 승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이다. 내가 봤을 때에도 홈 승률이 낮다. 급선무가 홈 승률을 높이는 것이다. 제주 원정 사실 까다로웠다. 작년에는 홈 승률이 많이 낮았다. 그 부분을 발전시키게 되면 팬들이 많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최고 목표다.

- 새 선수들을 영입한 배경은.

▶수비력보다는 득점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선발했다. 득점력이 필요한 선수라서 영입했다. 많은 효과를 보지 않을까 기대한다.

- 제갈재민을 영입했다.

▶프로에서 실패했던 선수다. 여러 팀 돌아다니다가 작년에 많은 것을 이뤘다. 배고픈 선수는 갈망하는 것이 많다. 갈망을 해결할 자리가 여기가 되길 바란다.

- 아시안게임 코칭스태프들이 감독이 됐다.

▶쉬고 있는 동안에 이민성은 선배가 됐다. 김은중 감독도 동기가 됐다. 승부의 세계에는 선후배가 없다. 상대를 하게 된다면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 올해 목표는?

▶제주라는 팀이 잘할 때는 잘하다가 떨어질 때 급격히 떨어진다. 굴곡이 심하다. 왜 안 될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파악 중이다.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목표를 잡으라고 한다면 세 가지다. 첫 번째는 6강이다. 6강에 들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ACL 티켓 확보다. 세 번째는 우승이다.

- 팀에 원하는 선물이 있는지.

▶감독의 욕심은 끝이 없다. 다 될 수는 없다. 구단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누구라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 구단이 열심히 뛰고 있다. 이 팀이 잘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팀에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가 그러한 부분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나씩 이루어진다면 좋은 팀이 될 것이다. 특별히 누구 한 명 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 7년 만에 돌아왔다.

▶숫자는 그렇지만 현장에 있었다. 전체적으로 리그 수준을 봤을 때 발전하는 팀도 있지만 내려간 팀도 있다. 과거에는 수비축구를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라인을 올려서 압박 축구를 많이 하고 있다. 세계 축구의 트렌드다. 도전하는 지도자들은 그런 축구를 많이 시도한다. 고무적이고 좋은 현상이다.

- 어떤 축구를 지향하는가.

▶나 역시 새로운 것은 누구보다 빠르게 도입한다고 생각한다. 팀에 대한 파악이 끝나면 어떤 축구를 할지 결정하겠다. 지금은 100분이 넘는 축구다. 그만큼 강인한 체력을 요구한다. 압박은 준비가 되지 않으면 어렵다. 남들보다 한 발, 1미터 더 뛰는 축구, 상대를 괴롭히는 축구를 할 생각이다.

- 아시안컵은 어떻게 보는가.

▶우리와 일본의 대결은 결승전이 될 것 같다. 결승까지 6경기를 해야 한다. 그 6경기를 잘 치르면 한일전은 기량과 다른 요인이 있다. 결승에서 만난다면 우리가 우승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로테이션을 굉장히 잘해야 한다. 이라크전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과연 클린스만 감독이 로테이션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결승에 간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올라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체력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과정이 험난하겠지만 올라가면 우승한다고 본다.

- 1차 전지훈련을 해외로 나가지 않는 이유는.

▶치앙마이 훈련이 예정돼 있었지만 내가 취소했다. 선수들 몸이 안 돼있는 상태에서, 또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여기서 차분하게 준비하는 편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알아가는 단계에서 무리하면 부상이 나올 수도 있다.

- K리그에서 최고령 감독이 됐다.

▶나이는 숫자다. 숫자는 결국 중요하지 않다. 어리다고 생각이 신선하고 소통이 잘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다.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다. 내가 그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내가 잘해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돌아간다. 더 집중하고 연구하겠다. 책임감이 크다.

- 눈여겨보는 유럽 클럽이 있는지.

▶유럽은 물론 중남미도 본다. 감독의 성향이 중요하다. 한 팀을 찝어서 롤모델로 삼기보다는 감독이 가진 장점만을 뽑아서 우리 팀에 접목을 시키고자 한다. 예를 들어 스리백이라면 어떤 형태, 포백이라면 어떤 형태 등 하나를 꼽기 어렵다. 카타르 월드컵보다 지금 공격과 수비의 폭이 굉장히 좁아졌다. 도전을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좋은 점만 가지고 와서 도입을 해보려고 한다.

- 선수단에게 가장 먼저 강조한 메시지.

▶도와달라고 했다. 나도 돕고 선수들도 돕고 구단도 도우면 서로 돕는 마음이 생긴다. 내가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와 삼위일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하나가 된 팀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 한라산 등반 계획이 있는가.

▶선수단 전원이 올라갔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한라산이 허락을 해주지 않는다. 등록을 해야 하는데 31일 밖에 시간이 없더라. 상황을 봐서 한라산이 겨울에 올라가면 굉장히 좋다. 기회가 된다면 모든 구성원 전체가 올라가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도에서 도와줘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라도 올라갔다 오겠다.

- 지난 시즌 K리그에서 흥미롭게 봤던 팀은?

▶생각은 다 비슷할 것이다. 포항, 광주를 꼽고 싶다. 누가 봐도 지켜볼 팀이다. 두 팀 다 가성비가 훌륭한 경기력 선보였다. 우리 프로가 가야할 방향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 경쟁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잡을 것인가도 숙제다.

- 자기 어필을 해본다면?

▶사실 필요 없었다. 선수들이 나에 대해 너무 잘 알더라. 우리가 다 같이 갈 수 있는게 중요하다. 이제는 강압적인 방식은 절대 먹히지 않는다. 서로 같이 해야한다. 왜 해야 하는지, 선수들이 이유를 알고 해야 더 좋은 효과가 나온다.

- 팬들에게.

▶이제 제주는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팬들이 실망했던 경기가 많았다. 이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 많은 팬들 응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럴수록 더 신바람이 나서 더 좋은 경기, 홈에서는 특히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원정팀의 무덤이 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의 성원이 중요하다. 꼭 좋은 모습으로 보답드리겠다.

- 리빌딩 계획은.

▶리빌딩이라는 것은 한 번에 되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을 지키면서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그런 방법을 의논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서히 바뀌어야 건강한 팀으로 다시 태어난다.

- 파리올림픽 대표팀에게 조언을 한다면.

▶과정이 중요하다. 아직 티켓을 따지 못했다.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했으면 좋겠다. 올림픽을 멀리 보지 말고 아시아 챔피언십부터 보면서 준비했으면 좋겠다. 쉽지 않다.

- 끝으로.

▶취재진 분들 많이 오셨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한 번 지켜봐 주십시오. 똘똘 뭉쳐서 제주 유나이티드가 1989년에 우승하고 여지껏 우승을 하지 못했다. 우리 모두가 힘을 전부 합쳐서 하나 해보도록 하겠다. 어떻게 변하는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재미있는 스토리가 될 것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