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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관객이 만든 '서울의 봄' 흥행"…12월 극장, 韓영화 부활 신호탄

조지영 기자

입력 2024-01-16 07:06

 "관객이 만든 '서울의 봄' 흥행"…12월 극장, 韓영화 부활 신호탄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관객이 만든 기적같은 흥행으로 한국 영화 전체가 봄을 맞았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12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2월 한국 영화는 1347억원의 매출액과 1370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이 가동된 2004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2월의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였다. 흥행의 일등공신은 단연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이었다.

'서울의 봄'은 11월 개봉 이후에도 영화에 대한 관객의 열기가 식을 줄 몰랐고 12월 들어서는 더 뜨거워졌다. 12월 한 달 동안에만 매출액 877억원, 관객 수 890만명이 들면서 12월 전체 흥행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이고, 12월까지 누적된 수치 기준으로 총 1154억원의 매출액과 1185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2023년 통틀어 가장 흥행한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전국의 영화관을 순회하며 종횡무진 무대인사에 오르던 '서울의 봄' 감독과 배우들은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찾아온 '1000만 영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12월 한 달간 집계된 매출액과 관객 수는 2023년의 첫 메가 히트작이었던 '범죄도시 2'(22, 이상용 감독) 보다도 많아, 사실상 12월에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서울의 봄'을 '1000만 영화'로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로써 '서울의 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들 중 '범죄도시2' '아바타: 물의 길'(22, 제임스 카메론 감독) '범죄도시3'(23, 이상용 감독)에 이어 매출액 1000억원, 관객 수 1000만명을 넘긴 네 번째 영화가 됐다.

12월 흥행 2위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 부작' 마지막 시리즈 '노량: 죽음의 바다'로 매출액 340억원(관객 수 344만명)을 기록하며 역사 소재 영화의 흥행 흐름을 이어갔다. 12 월 한국 영화의 매출액 및 관객 수 점유율은 82%에 달했다.

반면 2023년 12 월 외국 영화의 매출액은 296억원, 관객 수는 300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외국 영화의 매출액 평균(769억원) 과 관객 수 평균(924만명) 대비 각각 38.5%, 32.5% 수준에 그쳤다.

북미 기준으로 이미 2023년 11~12월 경 개봉된 '웡카'(폴 킹 감독)나 '위시'(크리스 벅·폰 비라선손 감독) 같은 작품의 개봉이 국내에서는 2024년으로 늦춰지며,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는 외국 영화가 없었던 영향이 컸다. 심지어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매출액이 71.7%(750억원) 감소하고 관객 수 또한 65.7%(575만명) 줄어들었는데 , 당시 팬데믹 이후 첫 외국 1000만 영화로 두 달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던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다. 그에 반해 2023년 12월 개봉한 외국 영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제임스 완 감독)은 매출액 75억원(관객 수 72만명)으로 '서울의 봄'과 '노량: 죽음의 바다'의 경쟁작이 되지 못하고 12월 전체 흥행 3위에 자리했다.

결과적으로 외국 영화는 약세였지만 한국 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2023년 12월 영화관의 전체 매출액은 1643억원, 관객 수는 167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12월 전체 매출액 평균(1870억원)의 87.9%, 관객수 평균 (2276만명)의 73.4% 수준으로 , '범죄도시3' 흥행 이후 가장 높은 회복세를 보인 달이었다. 전월에 비해서 매출액은 4.2%(67억원) 증가했고 관객 수는 17.8%(253만명 ) 늘었다.

2023년 한국 영화에서는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만들어내는 성취도 있었지만, 중박 흥행 영화를 찾기 어려웠다는 아쉬움 또한 있었다. 중·소규모로 제작되어 300~500만명 정도의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가 드문 한 해였다. 2023년 한국 영화의 총 매출액은 5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5.2%(326억원) 감소했고, 팬데믹 이전 평균(9287억원)의 64.4% 수준을 기록했다. 2023 년 한국 영화 총 관객 수는 6075만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204만명) 감소한 수치이자 팬데믹 이전 평균(1억 1323만명)의 53.7% 수준이었다.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가 2023 년 전체 흥행 1위와 2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범죄도시3'를 제외하면 1월부터 7월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같은 기간 기준으로 매출액 200억원, 관객 수 200만명을 넘긴 영화가 없었다. 통상 극장가에서 많은 관객몰이를 기대하는 여름 시장과 추석 황금연휴 기간까지도 대목에 걸맞는 대흥행작이 나오지 않아, 한국 영화의 흥행 부진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 때 쯤 구원투수처럼 '서울의 봄'이 개봉한 것. 2023년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은 47.4%, 관객 수 점유율은 48.5%였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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