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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주상욱의 이방원, 유동근·유아인의 태종 넘어설까

고재완 기자

입력 2021-12-16 13:32

수정 2021-12-1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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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상욱의 이방원, 유동근·유아인의 태종 넘어설까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5년 만에 돌아온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2회만에 시청률 9.4%(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조선 3대왕인 태종은 사극에서 단골로 활용한 소재다. '여말선초'라는 격동의 시기와 태조 이성계에서 세종 이도까지 드라마틱한 왕조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이방원의 모습까지 드라마가 선호하는 요소를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때문에 5년 만에 돌아온 KBS1 대하사극도 이미 여러 차례 안방극장을 찾았던 이방원을 다시 불러들인 것. 이제 남은 문제는 다른 드라마에서 다뤄졌던 인물과 어떻게 다른 이방원의 모습을 그려낼지다.

우선 '태종 이방원'은 필연적으로 '용의 눈물'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같은 KBS1 대하사극인데다 같은 인물과 시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방원 역을 맡은 주상욱도 제작발표회에서 "'용의 눈물'의 유동근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우리 드라마만의 나만의 이방원이 탄생할 것이다. 물론 부담이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촬영하는 것이 지금은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1996년 '용의 눈물' 속 태종을 연기한 배우 유동근은 강렬했다. 현재까지는 태종을 가장 사실에 가깝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초반에는 조용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그려냈고 후반부 집권기에도 능수능란한 정치력을 보여주면서도 아들 양녕대군과 충녕대군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등을 세심하게 표현해냈다.

'태종 이방원'에서 태조 이성계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은 공교롭게도 KBS 대하사극 '대왕 세종'과 '장영실'에서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았다. 하지만 '대왕 세종'에서의 이방원은 '용의 눈물'과는 다르게 왕권을 물려주려는 아버지로서의 온화함이 강조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배우 백윤식도 짧지만 SBS사극 '뿌리깊은 나무'에서 임팩트있게 태종을 연기했다. 당시 어린 세종(송중기)와 맞서는 장면, 임종을 맞으며 "네 놈을 왕위에 세운 것이 나의 제일 큰 업적이 될 것이니"라는 유언을 남기는 장면은 아직까지 회자된다.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유아인이 이방원을 맡았다. '육룡이 나르샤' 속에서는 어린시절 이방원부터 왕좌에 오른 후까지를 그려내 '태종 이방원'과 유사점이 깊다. 당시 유아인의 이방원은 권력을 위해 무참하게 살육을 하면서도 뒤에서는 고뇌하는 인물을 특유의 연기력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SBS '나의 나라'에서 장혁의 이방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작품에서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와의 갈등이 가장 부각됐고 왕권 찬탈을 위한 '왕자의 난'시리즈를 중심으로 다뤘다.

그리고 '태종 이방원'에서 주상욱이 이 이방원 캐릭터를 물려받았다. 극 초반 그려진 이방원의 모습, 그리고 공개된 시놉시스 등을 볼 때 주상욱의 이방원은 고증에 꽤 철저한 모습일 것으로 보인다. 형제 중 유일하게 과거에 급제한 인물이라는 사실, 그리고 무예보다는 지략에 능한 모습 등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형들의 기세에 눌려있는 모습이나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역적 집안이 될 위기에 몰리자 전전긍긍하는 것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이방원과는 꽤 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그가 '철혈 군주' 태종으로 변하는 모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낼지가 '태종 이방원'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상욱이 유동근 유아인 등을 능가하는 이방원을 그려낼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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