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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예전의 가스공사 아니다! 정관장 완파. 리그 최상급 듀오 김낙현-니콜슨, 승부처 어떻게 지배했나

류동혁 기자

입력 2024-01-0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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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의 가스공사 아니다! 정관장 완파. 리그 최상급 듀오 김낙현-니콜슨…
김낙현=사진제공=KBL

[대구=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안양 정관장을 완파했다.



가스공사는 4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정관장을 81대70으로 눌렀다.

가스공사는 8승20패로 9위, 정관장은 11승19패로 8위로 내려앉았다.

가스공사는 앤드류 니콜슨(33득점, 10리바운드)와 김낙현(13득점, 5어시스트) 샘 조세프 벨랑겔(13득점)의 삼각편대가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도 탄탄했다. 정관장은 배병준(18득점)이 분전했지만 로버트 카터(10득점, 8리바운드)가 부진했다. 18개의 슛을 던져 4개만을 성공, 22.2%의 야투 성공률을 보였다.

가스공사는 벨랑겔과 김낙현의 출전이 확정됐다. 부상을 안고 있던 벨랑겔은 지난 농구영신(현대모비스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아직 완전치 않지만, 출전을 강행했다. 김낙현도 출전이 가능하지만, 제 컨디션은 아니다.

정관장은 아반도가 여전히 중태다. 김상식 KGC 감독은 "허리뼈 2개가 어긋나 있는 상태다. 수술을 할 수도 없다. 자연적으로 붙으면서 예후를 봐야 한다. 아반도의 부상, 데릴 먼로의 부상으로 팀 운영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정관장은 외국인 선수 카터가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아반도도 없다.

▶전반전

정관장은 카터의 슈팅 효율이 초반 좋지 않았다. 속공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세트 오펜스에서 공격 효율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가스공사는 니콜슨의 3점포로 기세를 올렸다. 벨랑겔이 코트를 휘저었고, 좋은 패싱 게임으로 6-4. 초반 분위기를 좋게 가져갔다. 정관장의 작전타임.

어수선했던 세트 오펜스를 2대2 공격 패턴으로 바꿨다. 정효근의 돌파, 골밑에 있던 이종현에게 연결했고, 골밑슛 성공. 속공까지 나왔다. 정관장의 트랜지션 스피드는 상당히 준수했다.

단, 카터는 여전히 불안했다. 코너 3점슛을 실패했고, 패스 미스. 벨랑겔이 얼리 오펜스로 플로터 득점. 역습을 가했다.

이때 정관장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박지훈이 미드 점퍼로 정리. 가스공사는 니콜슨이 골밑에서 트리플 팀을 당했다. 그대로 밀고 올라갔지만, 블록슛이 나왔고, 니콜슨은 판정에 격렬히 항의했다. '골밑 파울을 왜 불어주지 않느냐'는 요지였다.

테크니컬 파울. 최근 선수들과 팬 사이에 나오고 있는 판정 불신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가스공사는 맥스웰로 교체.

맥스웰이 저돌적 돌파로 정관장의 상승세를 끊었다.

문제는, 가스공사의 공격이었다. 김낙현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맥스웰이 들어왔고, 가스공사의 수비력은 좋았지만, 공격에서 결정력이 부족했다. 맥스웰의 슛이 부정확했다. 결국 17-10, 정관장의 리드.

김동량의 좋은 패스, 맥스웰의 골밑 득점. 하이-로가 통했다. 그러자, 정관장은 부분 전술로 배병준의 코너 3점포를 성공시켰다. 0.9초를 남기고, 가스공사 차바위의 자유투 2득점, 20-14로 1쿼터 종료.

초반의 가스공사가 아니다. 수비 조직력이 견실하게 받쳐지면서 반격의 힘이 있다. 2쿼터 초반 정관장의 돌파에 약속된 베이스 라인 트랩을 설치했다. 결국 슈팅 실패. 가스공사는 벨랑겔의 코너 3점포로 기세를 올렸다.

벨랑겔은 올 시즌 확실히 가스공사의 메인 볼 핸들러로 자리를 잡았다. 3연속 3점포를 성공시켰다. 정관장의 반격이 있었지만, 가스공사는 매섭게 추격했다. 23-25, 2점 차까지 추격.

벨랑겔은 이종현과 미스매치. 1대1을 시도하는 척 하다가, 상대 헬프 디펜스가 오자, 코너 차바위에 연결했다. 차바위의 3점포, 역전. 하지만, 정관장은 최성원이 코너에서 흐름을 끊는 3점포를 성공시켰다.

니콜슨의 전매특허인 왼손 훅슛이 나왔다. 가스공사의 수비 조직력을 상징하는 장면이 나왔다. 정관장의 2대2, 스위치 디펜스. 자연스럽게 카터와 벨랑겔의 미스매치. 그러자 벨랑겔은 신승민에게 수비를 넘기고, 재빠르게 외곽 수비를 커버하는 스크램 스위치(미스매치 발생 시, 최소화하기 위한 순간적 스위치 디펜스)를 구사했다. 많은 팀들이 즐겨쓰는 방식인데, 순간적 센스와 조직력이 있어야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디펜스다.

가스공사는 아꼈던 김낙현이 2쿼터 4분23초를 남기고 출전했다. 김낙현 역시 농구영신 때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다.

정관장 에이스 박지훈이 미묘하게 불리한 흐름을 깨뜨리는 3점포를 터뜨렸다. 정관장은 또 다시 박지훈이 날카로운 골밑 돌파를 한 뒤 가스공사 수비를 찢었다. 그리고 카터에게 오픈 찬스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카터의 3점포는 실패.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지만, 이종현이 골밑에서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다.

김낙현이 유로 스텝에 의한 화려한 골밑 돌파를 성공.

정관장은 정효근과 이종현을 함께 쓰면서 하이-로 게임을 시도했지만, 정효근의 실책.

김낙현이 절묘한 바운드 패스로 신승민의 속공을 연결했다. 하지만, 이종현이 골밑 미스매치를 활용해 응수했다. 니콜슨의 전매특허 훅슛이 또 다시 터졌다.

이후, 이종현의 연속 공격 리바운드, 단, 정관장의 야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니콜슨이 2대2를 하는 척 하면서 슬립으로 팝 아웃. 김낙현이 그 틈을 노려 골밑 돌파 성공. 그러자, 정관장은 정효근의 골밑 포스트 업, 이후 이종현이 의외의 3점포를 성공시켰다. 가스공사는 김낙현과 니콜슨의 2대2 픽 앤 팝. 정관장의 수비 응집력은 괜찮았다. 재빠르게 커버. 하지만, 니콜슨은 두 차례 페이크 이후 골밑 돌파, 바스켓 카운트까지 얻어내면서 3점 플레이에 성공. 41-36, 5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전반전 종료. 전반 막판, 김낙현과 니콜슨의 2대2 파괴력이 돋보였다.

▶후반전

전반,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니콜슨이 베이스라인에서 터프한 고각 미드 점퍼를 작렬시켰다. 김낙현이 중앙 3점포를 터뜨렸고, 니콜슨이 절묘한 스텝으로 카터를 제치고 또 다시 골밑 훅슛을 성공,

3쿼터 초반 48-36, 12점 차의 가스공사 리드. 정관장의 작전 타임.

하지만, 가스공사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곧바로 니콜슨에게 롱 패스. 쉽게 2득점을 추가했다. 정효근이 베이스 라인 돌파, 신승민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김낙현이 곧바로 얼리 오펜스. 골밑 돌파 이후 외곽에 있는 니콜슨에게 연결. 오픈 3점포 찬스를 놓칠 리 없었다. 3쿼터 시작 이후

박지훈의 오펜스 파울. 가스공사가 공격 리바운드를 세 차례 획득한 뒤, 김낙현의 3점포. 3쿼터 시작 이후 15-0의 런을 달렸다. 56-36, 무려 20점 차 리드.

김낙현은 이종현과의 미스매치에서 또 다시 절묘한 스텝 백 3점포를 터뜨리면서 기세를 올렸다. 정관장은 카터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종현 정효근 김철욱까지 투입하며 골밑을 강화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가스공사는 니콜슨에서 맥스웰로 교체. 맥스웰은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저돌적 돌파와 기동력, 그리고 터프한 수비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단독 속공을 성공시켰다.

정관장은 카터를 투입. 스틸에 성공했지만, 맥스웰의 블록에 막혔다. 결국 67-48, 19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초반 가스공사는 2-3 변형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니콜슨의 수비 약점을 메우고, 미스매치를 최소화하려는 의도. 니콜슨은 속공 상황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수비 약점은 있지만, 니콜슨은 확실히 2년 전 가스공사에서 뛸 때에 비해 적극성, 실속이 늘어났다.

정관장은 박지훈 최성원 배병준을 코트에 투입하면서 외곽 공격을 강화했지만, 가스공사의 탄탄한 수비에 큰 효율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성원과 정효근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14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가스공사는 좋은 패싱 게임으로 니콜슨의 3점포가 터졌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좀처럼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가승공사의 낙승.

정관장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단, 전력 자체가 불안전하다. 팀의 정신적 리더인 먼로가 없다. 카터가 홀로 고군분투. 하지만, 휴식을 취해야 하고 5~10분 정도를 국내 선수로만 버텨야 한다. 국내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게다가 아반도도 없다. 지난 소노와의 경기에서 오누아쿠의 고의적 푸시로 허리 부상, 선수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큰 부상을 입었다.

박지훈과 최성원 정효근이 고군분투하지만, 역부족이다. 코어가 부족하고,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가스공사는 많이 탄탄해졌다. 일단, 니콜슨과 맥스웰의 외국인 선수 로테이션이 좋다. 니콜슨이 주력이지만, 수비가 필요할 때 맥스웰의 에너지 레벨은 상당히 강력하다. 가스공사의 수비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부상을 안고 있는 김낙현을 적재적소에 기용한다. 김낙현과 니콜슨의 2대2 공격력은 상당히 파괴적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막판 두 선수의 2대2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잡았고, 3쿼터 초반 15-0의 런을 달릴 때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게다가 이대헌 신승민 벨랑겔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수비 조직력이 기본적으로 좋고, 수비 변화에서도 탄탄함이 느껴진다. 강 혁 감독의 용병술, 게임 플랜이 정말 만만치 않다.

두 팀의 이런 흐름이 스코어에 반영된 날이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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