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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태형', '갸범호'에 '괴물'의 복귀까지. '흥행은 보장'. 박찬호왔던 2012년처럼... 첫 900만 관중 가나[SC 포커스]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2-20 17:02

수정 2024-02-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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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태형', '갸범호'에 '괴물'의 복귀까지. '흥행은 보장'. 박찬호왔…
류현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에 제2의 르네상스가 오는 걸까. KBO리그 역사상 최다 관중을 넘어 첫 900만명 돌파도 기대할 수 있을까.



'괴물' 류현진의 복귀로 한국 야구계가 들뜨고 있다. 한화 이글스 팬들은 그야말로 환호성을 터뜨리고 있고, 나머지 9개 팀 팬들은 걱정하면서도 메이저리그를 호령하고 돌아오는 '메이드 인 KBO' 국가대표 에이스가 돌아오는 것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2012년 박찬호가 한국으로 올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다승인 124승을 거둔 박찬호는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2012년 전격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었다.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KBO리그에서 장식하고 싶다는 자신의 뜻을 지키기 위해서, 그동안 응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야구장에서 던지는 것으로 보답하려는 박찬호의 순수한 마음이 작용했다.

1973년생인 박찬호가 한화로 돌아왔을 때 나이는 39세.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로서는 나서지 못하고 중간 계투로 던졌고, 이후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었다.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에 상처가 날 수도 있지만 박찬호는 오로지 한국팬들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예상대로 박찬호는 그 해 23경기에 등판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그리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박찬호는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고, 그 여파가 인기가 올라가던 프로야구에 기름을 부어 폭발하게 만들었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로서 무려 100승을 넘게 올린 한국의 자존심을 세운 선수였기에 팬들은 그가 던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 해 KBO리그는 그야말로 엄청난 관중 폭발을 경험했다. 8개 구단 체제로 팀 당 132경기씩, 총 532경기를 치렀는데 사상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715만6157명을 기록한 것. 이 기록은 10구단, 총 720경기 체제가 된 2015년 736만530명을 기록하며 깨졌다.

하지만 2012년의 경기당 평균관중 1만3451명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2011년에 1만2801명으로 역대 2위였고, 2017년의 1만1668명이 3위였다. 이 때 기록한 840만688명이 KBO리그 역대 최다 관중이다.

류현진도 박찬호 못지않게 국내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KBO리그 출신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 처음으로 직행했고, 성공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메이드 인 KBO'로서 큰 자부심을 안긴 선수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해 2012년까지 통산 190경기에 등판해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남겼다. 데뷔 첫해에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1세이브를 기록, 다승왕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왕 타이틀을 따내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 역대 KBO리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를 석권했었다.

2012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LA 다저스로 이적했다. KBO리그에서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인물. 다저스에서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에이스로서 활약했던 류현진은 2019시즌 후 FA가 돼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고 지난해까지 빅리그 10시즌 통산 186경기 1055⅓이닝을 소화해 78승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박찬호와 다른 점은 아직도 팀내 1선발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엔 팔꿈치 수술 후 시즌 후반에 돌아와 11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수술 후에 돌아왔기 때문에 관리를 받아 잘 던지다가도 강판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도 3,4선발로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전격적으로 한국으로 유턴을 결정했다.

KBO리그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실력이 있기에 모든 야구팬들이 그저 그를 환영만 하지는 않는다. 당장 자신이 원하는 팀에 1패라도 줄 수 있는 투수이기 때문에 걱정도 안기고 있다.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이고, 메이저리그에서 톱을 찍은 자랑스런 KBO리그 투수다. 한화 선수로 떠났으나 이제 전국구가 돼서 돌아왔다. 당연히 팬을 몰고 다닌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 관중 동원이 매우 좋았다는 점이다. WBC 실패 등 여러 악재가 있었음에도 야구팬들이 야구장을 찾았고, 총 810만326명의 관중이 찾았다. 2018년 이후 5년만에 800만명 탈환이었다. 경기당 1만1250명은 역대 6위의 기록이었다.

LG 트윈스가 지난해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해 인기가 높은데다 롯데 자이언츠가 '명장'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고, KIA 타이거즈는 김종국 감독이 갑자기 해임되는 악재를 겪었지만 이범호 감독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인기많은 3팀에 올시즌 관중 훈풍이 예상되는 상황.

여기에 류현진의 복귀는 당연히 큰 관중 증가 요인이 된다. 혹시 2012년처럼 큰 태풍이 된다면 그야말로 KBO리그에 '제2의 르네상스'가 불어올 수 있다.

2012년에 기록했던 평균 관중인 1만3541명을 720경기로 환산하면 무려 968만4720명이나 된다. 평균 1만2000명을 기록하면 864만명이다. 한번도 오르지 못했던 900만명을 깨려면 평균 관중이 1만2500명이어야 한다.

류현진 효과가 얼마나 될까. 너무나 궁금한 KBO리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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