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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여초 단어면 무조건 남혐인가요?…임영웅도, 트와이스도 그런 뜻 아닌데

정빛 기자

입력 2024-06-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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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초 단어면 무조건 남혐인가요?…임영웅도, 트와이스도 그런 뜻 아닌데
임영웅(왼쪽), 트와이스 지효. 사진=스포츠조선DB, 물고기뮤직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뜻밖의 발언이 남성을 비하했다는 의혹으로 번졌다. 과거 트와이스 지효, 이지현 아나운서, 김도연 아나운서 등이 비슷한 해프닝을 겪은 데 이어, 이번에는 가수 임영웅이 구설에 올랐다.



임영웅은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로 생일 기념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해당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면서, 축하하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발언이 남성 비하 의혹으로 퍼진 분위기다. 임영웅이 "입이 근질근질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도록 하겠다"며 "저도 몸이 근질근질하고 마음이 드릉드릉하다. 앞으로 여러분 만나 뵐 수 있는 기회, 여러분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시간 많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가, '드릉드릉'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이유에서다.

'드릉드릉'의 사전적 의미는 '크고 요란하게 자꾸 울리는 소리'지만, 최근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드릉드릉'을 '안달 난 상태'라는 뜻으로 쓰이면서, 일각에서는 남성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인지된다.

이에 임영웅이 남성 비하 단어를 썼다고 생각하는 일부 네티즌은 임영웅 유튜브 채널 댓글창에 해당 단어를 지적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임영웅 실망이다. 드릉드릉이라니. 페미(니스트) 용어 인 거 알고 쓰셨나", "뉴스만 봐도 드릉드릉이 뭔 말 인 줄 알지 않느냐. 또 몰랐다고 할 것이냐",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스타 입에서 국립국어원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단어가 막 나온다는 게 안타깝다" 등 내용의 댓글이다.

눈살을 찌푸리는 악플까지 등장하자, 임영웅 팬 '영웅시대'도 나섰다. 팬들은 악성 댓글을 신고하며, 소속사에 메일을 보내는 등 고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중이다.

앞서 다른 스타들도 여초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하는 특정 단어를 사용했다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트와이스 지효는 2020년 '웅애웅'이라는 신조어를 썼다가, 남성 혐오적인 의미가 있다는 주장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웅앵웅'은 아무 말이나 중얼대는 것을 표현하는 의성어로,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등 의미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웅앵웅'이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 맥락으로 사용된다며, 당시 지효에게로 화살을 향했다. 결국 지효는 "팬들이 상처받고 실망하게 됐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미안하다"라며 "어떤 일을 겪어도 팬들 앞에서 진심이 아닌 적이 없었다. 앞으로도 연예인인 이상 이슈는 생길 거고 말은 나오겠지만 제가 잘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 우리말 쓰기에 앞장서고 있는 아나운서들도 해당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KBS 김도연 아나운서는 2021년 '오조오억'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몇몇 커뮤니티에서 '오조오억'이 남성의 정자 수를 뜻하는 표현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남성을 혐오하기 위해 쓰인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김 아나운서는 "('오조오억'이라는 말이) 단순히 아주 많다는 뜻의 관용어 정도라 생각했을 뿐, 그런 뜻으로 쓰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SBS 스포츠 소속 이지현 아나운서는 지난해 자신의 계정에 "낭만이란 페리 타고 떠나 갈거야. 어쩌구 웅앵웅 괜찮을 거야"라는 글을 남겼다가, '웅앵웅' 단어에 대한 비판을 샀다. 악플이 쇄도하자 이 아나운서는 "댓글을 보고 놀랐다. 뜻이 담긴 단어인지를 몰랐다"며 "말의 출처와 용례를 알고 써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러지 못한 점 불쾌함을 드렸다면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

이러한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대다수 네티즌은 '맥락상 쓰인 뜻'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진정 남성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해당 표현들을 쓴 것이 아니기에, 남성혐오적 표현이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여초 커뮤니티에서 유독 자주 쓰이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무조건적으로 '남혐(남성혐오) 단어'로 여기는 것은 오히려 편향된 사고라며 입을 모으는 중이다. 오히려 '요즘 세대' 네티즌들에게 대중화된 표현이라, 스타들도 큰 경계 없이 자연스럽게 거론했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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