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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익수' 사라지고, 원포인트 릴리프 멸종위기. 내야안타, 도루 늘어난다. 한국야구 바뀌어도 너무 크게 바뀐다[SC 포커스]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2-18 10:45

수정 2024-02-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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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익수' 사라지고, 원포인트 릴리프 멸종위기. 내야안타, 도루 늘어난다…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가 열렸다.1회 KT 강백호가 우익수 앞 땅볼로 아웃되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5.21/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에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온다. KBO는 올시즌 일명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를 한미일 프로야구 1군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 외에도 다른 변경 사항들로 인해 KBO리그가 에전과는 다르게 바뀌게 됐다.



KBO는 지난 13일 2024 제1차 규칙위원회를 개최해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를 통해 도입하기로 한 우천 중단 시 투수교체와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투수 세 타자 상대 규정 등의 세부 사항을 확정했다.

베이스 크기 확대와 수비 시프트 제한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항들이다.

수비 시프트 제한은 2루를 중심으로 내야수 2명씩 나눠서 서야 하고, 내야에만 있어야 하도록 규정했다. 즉 예전처럼 내야수가 외야 잔디에서 수비를 할 수 없게 해 '2익수'가 사라지게 됐다. 이로인해 안타를 많이 뺏겨 많은 손해를 봤던 왼손 타자들의 공격력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비 시프트를 위반했을 경우 공격팀에서 자동 볼을 선택하거나 타격 결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타격 결과가 좋을 땐 타격 결과대로 하고, 만약 결과가 안좋으면 볼로 선택할 수 있다.

투수는 이닝 처음에 파울 라인을 넘어 그라운드로 들어서면 첫번째 타자와 승부를 해야만 교체될 수 있는 규칙이 있다. 하지만 올시즌부터는 우천 등 경기 중단 후 재개될 때 오랜 중단으로 인해 부상 발생 위험이 있다고 심판진이 인정할 경우엔 투구가 완료돼지 않아도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9월 17일 대전에서 열린 KT 위즈-한화 이글스전에서 부상 우려가 재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우천으로 인해 무려 3시간 24분이나 중단됐었는데 KT 선발 웨스 벤자민이 3-1로 앞서던 5회말 한화 선두타자 문현빈과 승부 중에 중단이 되는 바람에 한 타자를 무조건 상대해야한다는 규칙 때문에 다시 등판을 했었다. KT 이강철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으나 규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벤자민은 마운드에 올랐고, 볼카운트 2B2S에서 최대한 부상을 막기 위해 77㎞ 커브와 97㎞ 직구로 볼 2개를 던져 문현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손동현으로 교체됐었다.

이날 경기로 인해 경기가 오래 중단될 경우엔 투수를 교체해주도록 하자는 의견이 커졌고 이번에 규칙을 바꾸게 됐다.

베이스 크기가 커지면서 베이스간의 거리가 줄어들게 됐다. 도루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메이저리그처럼 베이스 크기를 기존의 15인치(38.1㎝)에서 18인치(45.73㎝)로 커졌다. 이에 따라 홈에서 1,3루까지의 거리는 약 3인치(7.62㎝)가 줄었고, 1∼2루, 2∼3루간의 거리는 각각 4.5인치(11.43㎝)가 줄었다. 내야안타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고 간발의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가 갈리는 경우로 비디오 판독으로도 간신히 잡아낼 정도의 접전이 있었던 도루가 이제는 쉽게 세이프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베이스가 커지면서 도루가 늘어났는데 올해 KBO리그에서도 도루가 늘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큰 일이 생긴다.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와 타자를 최소 3명을 상대하도록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시행하고 있고, 지난해 WBC에서 한국대표팀도 경험을 했었다. 세 타자가 아웃되거나, 출루하거나, 공수교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투수가 부상 또는 질병 때문에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주심이 인정할 경우엔 교체할 수 있다.

이닝이 끝났을 때는 투수가 상대한 타자 수와 관계없이 다음 회에 교체될 수 있지만, 만약 다음 이닝에도 다시 등판할 경우엔 남은 타자 수만큼 상대를 해야 교체할 수 있다. 이때 견제구로 주자를 아웃시킨 경우는 타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단 올해는 퓨처스리그에서만 이 규칙을 적용해 장단점을 확인한 뒤 1군에서도 적용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왼손 투수가 강한 왼손 타자 1명만 상대하고 다음에 오른손 타자가 나오면 교체되는 '원포인트 릴리프'가 중용되기도 했다. 최근엔 점차 사라지는 추세지만 중요한 경기에선 불펜 투수들이 짧게 던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투수가 3명의 타자와 승부를 하는 규정이 1군까지 확대된다면 원포인트 릴리프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또 구위는 좋지만 제구가 좋지 않은 투수가 1군에서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된다. 선수의 성장을 위해 '추격조'에 공이 빠른 유망주가 투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제구가 좋지 않을 경우라도 무조건 3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볼넷만 남발하고 교체될 수가 있는 것. 실제로 1군에도 시행이 된다면 투수 쪽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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