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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24분 중단 뒤 또 올라와 77km 아리랑볼 던졌던 벤자민 때문에... '벤자민룰' 생겼다 [공식발표]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2-1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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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24분 중단 뒤 또 올라와 77km 아리랑볼 던졌던 벤자민 때문에…
17일 대전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DH2차전, 한화 5회말 기습폭우에 경기가 중단된 후 그라운드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7/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에도 이제 원포인트 릴리프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처럼 구원투수가 올라왔을 때 의무적으로 3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퓨처스리그에서 우선 시행된다.



KBO는 13일 2024 제1차 규칙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난 1월에 열렸던 제1차 이사회 및 실행위원회에서 도입이 확정된 우천 중단 시 투수교체와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투수 세 타자 상대 규정의 세부 사항을 확정했다.

베이스 크기 확대와 수비 시프트 제한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항들이다. 이날 KBO가 알린 사항 중 새로운 것은 수비 시프트를 위반했을 경우 공격팀에서 자동 볼을 선택하거나 타격 결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타격 결과가 좋을 땐 타격 결과대로 하고, 만약 결과가 안좋으면 볼로 선택할 수 있다.

투수는 이닝 처음에 파울 라인을 넘어 그라운드로 들어서면 첫번째 타자와 승부를 해야 교체될 수 있다. 하지만 우천 등 경기 중단 후 재개될 때 오랜 중단으로 인해 부상 발생 위험이 있다고 심판진이 인정할 경우엔 투구가 완료돼지 않아도 교체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지난해 9월 17일 대전에서 열린 KT 위즈-한화 이글스전이 우천으로 인해 무려 3시간 24분이나 중단됐었는데 당시 KT 선발 웨스 벤자민은 3-1로 앞서던 5회말 한화 선두타자 문현빈과 승부 중에 중단이 되는 바람에 한 타자를 무조건 상대해야한다는 규칙 때문에 다시 등판을 했었다. 당시 KT 이강철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으나 규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벤자민은 마운드에 올랐고, 볼카운트 2B2S에서 최대한 부상을 막기 위해 77㎞ 커브와 97㎞ 직구로 볼 2개를 던져 문현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손동현으로 교체됐었다.

이날 경기로 인해 경기가 오래 중단될 경우엔 투수를 교체해주도록 하자는 의견이 커졌고 이번에 규칙을 바꾸게 됐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투수는 타석에 들어선 연속된 타자를 최소 3명을 상대하도록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시행하고 있고, 지난해 WBC에서 한국대표팀도 경험을 했었다. 세 타자가 아웃되거나, 출루하거나, 공수교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부상 또는 질병 때문에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주심이 인정할 경우엔 교체할 수 있다.

이닝이 끝났을 때는 투수가 상대한 타자 수와 관계없이 다음 회에 교체될 수 있지만, 만약 다음 이닝에도 다시 등판할 경우엔 남은 타자 수만큼 상대를 해야 교체할 수 있다. 이때 견제구로 주자를 아웃시킨 경우는 타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단 퓨처스리그에서만 이 규칙을 적용해 장단점을 확인한 뒤 1군에서도 적용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야구에서는 왼손 투수가 강한 왼손 타자 1명만 상대하고 다음에 오른손 타자가 나오면 교체되는 '원포인트 릴리프'가 중용되기도 했다. 최근엔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중요한 경기에선 불펜 투수들이 짧게 던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투수가 3명의 타자와 승부를 하는 규정이 1군까지 확대된다면 원포인트 릴리프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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