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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익수'가 사라진다. 시프트 제한 '결정적' 규정 '내야수는 내야에만...' 작년 외야땅볼이 이제 안타다[SC 포커스]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2-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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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익수'가 사라진다. 시프트 제한 '결정적' 규정 '내야수는 내야에만.…
2021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열렸다. 1회말 선두타자 SSG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3루수 나승엽이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이동해 수비를 펼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24/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왼손타자들의 안타를 걷어갔던 '이익수'가 사라진다. 왼손타자들에겐 분명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비 시프트는 보통 왼손 타자들을 상대로 펼치는 경우가 많다. 오른손 타자는 아무리 강하게 잡아당기는 타자라고 해도 수비수를 2-3루간에 몰아서 넣지 않는다. 왼손 강타자의 경우에만 수비수들을 오른쪽에 많이 배치한다.

특히 내야수 4명 중 3명을 1-2루간에 배치한다. 3루쪽을 비우고 유격수 위치에 내야수 1명을 놓고 나머지 3명이 1-2루 사이에 자리를 잡는데 여기서 핵심은 '2익수'다. 예전 두산 베어스의 2루수 고영민이 보통의 2루수 자리가 아닌 외야 잔디쪽에 자리를 잡아 상대 왼손 타자의 안타를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시키면서 '2익수'라는 말이 생겨났다.

수비 시프트의 핵심은 바로 이 '2익수'라고 할 수 있다. '2익수'가 외야 잔디에 내야수와 외야수 사이, 상대 타자가 가장 많이 안타를 치는 쪽에 배치한다. 1루수는 보통 1루수의 위치에 서고 남은 1명은 1-2루간 에 선다. 이렇게 둘 경우 왼손 타자가 우전 안타를 쳐도 이익수가 이를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을 시킬 수 있다. 유격수가 '유익수' 자리에 가지 않는 이유는 그 안타성 공을 잡아도 1루로 던져서 아웃시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수비 시프트가 더 강조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교해지면서 왼손 강타자들이 힘들게 됐던게 사실이다.

LG 트윈스의 김현수를 비롯해 두산 베어스 김재환,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 키움 히어로즈 최주환, KIA 타이거즈 최형우 나성범, KT 위즈 강백호 등의 타율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KBO리그보다 수비 시프트가 더 발달한 메이저리그가 지난해 수비 시프트를 금지시키면서 왼손 타자들의 타율이 높아졌고 올해 KBO도 시프트 금지를 시행하면서 왼손 타자들이 반색했다.

그리고 KBO는 최근 각 구단에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피치클락,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퓨처스리그에 제한된 투수 3타자 상대 규정 등에 대한 자세한 세칙을 알렸다.

이에 따르면 수비 시프트 제한에 '2익수'가 금지 사항에 포함돼 있었다. 2루를 중심으로 내야수가 1-2루간에 2명, 2-3루간에 2명이 있어야 하고, '내야수 모두 내야 흙 경계 내에 있어야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물론 외야수의 움직임엔 제한이 없다. 외야수 3명 중 1명이 내야수로 들어올 수도 있고, '2익수' 자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외야의 경우 외야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갈 경우 2루타 이상의 장타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함부로 외야수를 내야수로 쓰기는 쉽지 않다.

내야수가 내야에만 위치해야하기 때문에 외야수의 위치 선정과 수비 범위가 더 중요해 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비가 더욱 승패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됐다.

김현수는 시프트 금지에 대해 "심적으로 좀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타라고 생각했던 게 잡힐 때 좀 소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내가 느꼈다"라면서 "예전에는 쳤던 공을 치지 않고 더 좋은 공을 치기 위해 안쳐서 카운트가 몰리는 경우도 생겼다. 아마도 그런 부분에서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최주환도 "시프트로 안타가 1∼2개 잡힌 게 아니었다. 수치적으로 차이가 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라며 "나는 물론 (김)재환이 같은 경우도 그 부분에서 많이 힘들었다. 분명히 안타가 되는게 잡혀버렸으니까"라며 시프트 금지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이제 작년엔 아웃시켰을 타구가 안타가 되는 모습을 보게됐다. 공격에선 좋지만 수비에선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게 됐다. 올해 당겨치기를 잘하는 왼손 타자들이 얼마나 부활할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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