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뛴다고 했는데 딱 한번 시도해 아웃... 염갈량을 거짓말쟁이 만든 65억 주전포수. 베이스 커진 올해는 뛸까[SC 포커스]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2-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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뛴다고 했는데 딱 한번 시도해 아웃... 염갈량을 거짓말쟁이 만든 65억…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1,2루 LG 홍창기의 삼진때 3루로 뛰던 2루주자 박동원이 태그아웃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16/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3년 부임하자 마자 "공격적인 야구를 LG 트윈스에 심겠다"고 한 염경엽 감독은 뛰는 야구로 KBO리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시범경기 때부터 많은 도루를 시도했던 그는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도 도루를 감행했다. 성공하기도 했지만 때론 스타트가 늦어도 2루까지 달리다가 아웃되기도 했고, 그 도루 실패가 승부에 아쉬운 장면이 되기도 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67번의 도루를 시도해 166번 성공했고, 101번 실패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번 넘게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도루 성공률은 62.2%로 전체 꼴찌. 염 감독은 실패를 하면서도 선수들에게 계속 도루를 하도록 했고, 그것은 선수들에게 오히려 공격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선수들은 자신있게 플레이를 했고, 29년만에 우승이라는 감동적인 드라마가 완성됐다.

염 감독은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하면서 "김현수와 박동원도 뛸 것"이라고 했다. 안뛴다고 생각하면 상대 투수와 포수가 주자를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타자에게만 집중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현수는 3번의 도루를 시도해 2번 성공시켰다. 그런데 박동원은 딱 한번 뛰었고, 그것마저 실패했다.

8월 16일 대구 삼성전서 5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홍창기 타석 때 풀카운트에서 1,2루주자가 뛰었고 홍창기가 삼성 이승현으로부터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2루주자였던 박동원이 3루에서 태그 아웃. 풀카운트였기 때문에 뛴 런앤히트 작전이었는데 공이 빠르게 3루에 도착해 박동원은 슬라이딩도 못하고 아웃됐다. 이후 박동원은 한번도 뛰지 않았다. 즉 박동원의 단독 도루는 한번도 없었다.

박동원은 도루가 거의 없는 선수 중 하나다. 통산 13번 시도해 10번 성공했다. 그만큼 뛰지 않다 보니 상대의 견제가 거의 없고 그 틈을 타 도루를 성공시켰다.

염 감독이 김현수와 박동원에게도 도루를 시키겠다고 한 것도 도루 수를 늘리려는 게 아니라 상대가 도루에 대해 신경을 쓰도록 해 타자에게만 온전히 승부를 하지 못하는 뜻이 있었다.

그럼에도 박동원이 거의 도루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포수가 박동원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허도환이 백업으로 나섰지만 아무래도 나이에 따른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 박동원이 부상으로 빠져 공백이 길어지면 그 자리를 메울 선수가 없다시피 했다.

박동원은 도루를 하지는 않았지만 팀의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에서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9리, 102안타 20홈런, 75타점을 기록하며 하위 타선에서 맹활약을 했고,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선 2차전서 8회말 역전 투런포를 치며 시리즈의 흐름을 LG로 돌리는 등 5경기서 타율 3할1푼3리 5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박동원의 도루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를 일. 도루를 더 많이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베이스 크기가 가로-세로 3인치씩에서 5인치씩으로 커졌다. 베이스가 커진만큼 베이스간의 거리는 줄었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와 아웃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아 베이스간의 거리가 줄어든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LG 포수진에도 변화가 있다. 박동원-허도환 체제에 김범석이 들어간다. 염 감독은 주전 박동원에 허도환이 경기 후반 교체 멤버로 나서고, 김범석은 박동원의 체력 안배를 위해 한경기를 쉴 때 선발로 나가는 포수로 생각하고 있다. 박동원의 체력 부담이 줄어든다면 상대의 견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선 단독 도루를 감행해 볼 수도 있을 듯.

염 감독은 선수단에 공격적인 야구가 들어갔다는 판단에 올시즌엔 도루 성공률을 높이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모한 듯한 도루는 줄어들 듯.

박동원이 LG에서의 첫 도루를 올해 기록할 수 있을까. 모든 상황이 딱 맞아 떨어져야 할 듯 싶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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