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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많이 상했네" KIA는 서건창의 진심을 봤다. '권토중래' 이뤄낼까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1-15 11:54

수정 2024-01-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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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많이 상했네" KIA는 서건창의 진심을 봤다. '권토중래' 이뤄낼…
KBO리그에 전설로 남을 단일 시즌 200안타의 순간. 포효하는 서건창을 끌어안은 사람이 바로 심재학 당시 히어로즈 코치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늘 만나보니 손이 많이 상해있더라. 정말 맘을 단단히 먹은 것 같다."



서건창이 고향팀 KIA 타이거즈의 품에 안겼다.

서건창은 15일 KIA와 총액 1억 2000만원(연봉 5000만원, 인센티브 7000만원)에 계약했다.

광주일고 출신인 서건창에게 광주는 어머니의 품 같은 아늑함이 있다. 힘들었던 과거를 털고 고향에서 새 출발하기로 결심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서건창은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후 히어로즈와 LG를 거치며 13시즌 통산 1256경기 출전, 1365안타를 쳤다. 2020년 이래 4년간 3할을 타율을 밑돌았지만 여전히 통산 타율이 2할9푼7리에 달한다. 2014년 KBO 역사상 첫 200안타 돌파, 단일시즌 최다안타(201개)를 이뤄내며 시즌 MVP를 거머쥐었던 최고의 교타자 중 하나다.

심재학 KIA 단장과는 히어로즈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사제 관계다. 심재학 단장은 이날 스포츠조선에 "서건창이 올겨울 (고향인)광주에서 운동을 했다. 구단 관계자들을 통해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굉장히 열심이었다고 한다"며 "오늘 만나서 손을 보니 많이 상해있더라. 정말 단단히 맘을 먹었구나 싶었다"고 했다.

구단이 공개한 사진 속 서건창은 짧게 자른 머리, 활활 타오르는 눈빛이 인상적이다. 절절한 진심과 단호한 결의가 엿보인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리그 톱'을 찍어본 남자다. 프로야구 42년간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200안타'라는 금자탑을 쌓은 서건창이다.

KIA는 풍부한 노하우와 뛰어난 감각을 지닌 서건창의 영입을 통해 내야 뎁스 강화를 꿈꾸고 있다. 또 전력 뿐 아니라 팀내 내야수들의 성장을 이끄는 멘토로서 김선빈과 함께 좋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재학 단장은 "서건창의 최근 2년간 지표가 썩 좋진 않았지만,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5000만원은 최저연봉 아닌가. 인센티브를 다 받아가길 바란다. 열심히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루 외에 1루수로까지 활용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결단이다.

서건창은 2021년 LG로 트레이드 된 뒤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스승' 염경염 감독을 만나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시즌 초·중반 이후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44경기 126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2할에 그쳤다. 소속팀이 1994년 이후 29년만의 우승 기쁨으로 축배를 들 때도 홀로 속앓이를 해야 했다.

구단에 방출을 요청하고 1월까지 새 둥지를 찾았다. 친정팀 키움에서도 러브콜이 있었지만, 서건창의 선택은 KIA였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KIA에서 서건창이 과연 부활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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