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호준 퀄리티 컨트롤 코치가 5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퀄리티 컨트롤(Quality Control) 코치. 생소하다. LG 트윈스 이호준 타격코치가 2024시즌에 퀄리티 컨트롤 코치라는 새로운 보직을 맡았다. 모창민 타격 보조코치가 타격 코치로 승격됐고, 최승준 보조 코치가 새롭게 합류했다.
QC 코치는 타격 뿐만 아니라 투수, 주루, 수비 등 모든 분야를 두루 살핀다고 한다. 가끔 QC 코치를 둔 구단이 있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명확히 분야가 구분된 KBO리그에서 QC 코치가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이번 QC 코치는 이호준 코치가 구단과 염경엽 감독에게 먼저 부탁을 했다고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 코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SSG 랜더스 감독 후보로 알려졌고 실제로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감독 면접을 본 적이 있다. 이 코치는 감독 면접을 본 뒤 느낀 게 있었다. 한 분야만 알아서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 코치는 "감독 후보로 면접을 본 것을 모두가 아실 것이다"라면서 "한 포지션만 코치를 하면 감독 면접의 질문을 3분의 1 정도만 제대로 대답할 수 있겠더라. 나머지는 다 상상으로 대답을 하게 되더라. 경험을 안한 것 들이다. 절대로 답변할 수가 없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경험을 해봐야지 정확하게 말을 전달할 수 있고, 감독이 되더라도 그 말을 지킬 수가 있을 것 같더라"라고 감독 면접에서의 경험담을 말했다.
이 코치는 또 "주위에서 '투수 교체를 알겠냐' '교체 타이밍은 알겠냐' 그러더라"며 "작전이나 수비 코치는 폭이 넓지 않나. 이쪽 저쪽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준비가 됐을 때 그 자리(감독 면접)에 가서 내 말에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면접을 보기전과 후에 감독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 코치는 "전엔 담당 코치들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면서 "그래서 QC 코치가 그런 포지션이더라. 그래서 구단에 부탁을 했다"라고 말했다.
타격 코치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이 코치는 "이 전 팀(NC)에서 그만 둘 때 타격 코치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작전이나 수비, 1루 코치 등 다른 분야의 코치를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면서 "작년 시즌 중에 염 감독님께 '저도 작전 코치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안된다고 하시더라. 제가 다리가 느려서 도루를 많이 못했을 뿐이지 주자로 다 뛰었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진지하게 말씀을 드렸는데 안된다고 하셨다"며 웃었다.
이 코치는 "메이저리그에서 QC 코치가 어떤 것을 하는지를 알아봤는데 보직도 다양하더라. 나는 3가지 정도로 압축을 해서 해보려고 한다"라면서 "그렇다고 각 분야에 명령을 하는 것은 아니고 한발 뒤에서 보는 역할이다. 그리고 스태프와 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타격을 완전히 놓는 것은 아니다. 이 코치는 "단장님과 감독님께서 QC 코치를 허락하시면서 조건이 타격에 50%를 맡는다는 것이었다"며 "육성 쪽을 맡게 될 것 같다. 특히 그동안 잘 안됐던 친구들을 1년간 꾸준히 키우게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책임감이 크다. 이 코치는 "제가 부탁을 드려서 새롭게 만든 자리다. 나 때문에 새 코치도 뽑았다"라며 "내가 잘 해서 결과물을 만들수 있도록 하겠다. LG만의 QC 코치라는 것을 만들어서 나 다음에도 QC 코치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 코치는 해태 타이거즈 입단 당시 투수 유망주였다. 1년 뒤 타자로 전향했고 레전드급의 타자가 돼 많은 이들이 그가 투수였다는 것을 잘 모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