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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 첫 GG '대전 아이돌 전설' 시작, 그가 그린 미래 "KS 상상하면…"[SC인터뷰]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2-12 09:58

수정 2021-12-12 14:04

2000년생 첫 GG '대전 아이돌 전설' 시작, 그가 그린 미래 "KS…
2021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한화 정은원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삼성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2.10/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독수리군단에 또 한 명의 전설이 탄생했다.



한화 이글스 정은원(21)이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KBO리그 최고 2루수로 우뚝 섰다.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정은원은 김선빈(KIA 타이거즈), 안치홍(롯데 자이언츠) 등 그동안 KBO리그 최고 2루수로 꼽혔던 선배들을 제쳤다. 2000년대생 중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홈런왕 장종훈, 송골매 송진우, 에이스 정민철, 수호신 구대성, 출루머신 김태균 등 숱한 레전드를 배출해온 한화 2루수 중 처음으로 골든글러브의 영예를 안으며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올 시즌 정은원은 139경기 타율 2할8푼3리(495타수 140안타) 6홈런 39타점, 출루율 0.407을 기록했다. KBO리그 최연소 100볼넷 기록을 새로 썼고, 출루율 전체 7위에 오르며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승선 불발이 논란이 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은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부진한 팀 성적 속에 리드오프 중책을 맡고, 손등 사구 등 부상 여파를 이겨내며 시즌을 완주하면서 얻은 성과라는 점이 더 값지다.

마무리캠프 기간 만난 정은원은 "올 시즌을 통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부족한 부분은 굉장히 많지만, 그런 부분을 고쳐가며 장점을 살리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전반기엔 내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과감하게 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오면서 후반기에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앞선 두 시즌 전반기에 좋았다가 후반기에 추락했던 기억도 컸다. 생각을 비우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며 "주변에선 체력에 대해 우려해주시지만, 팀에서 지명 타자로 관리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다. 야구장에서 야구를 못 하는데 체력이라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은원은 올해의 성과는 결국 팀으로 이룬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야구가 개인 운동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팀 스포츠다. 팀이 잘돼야 내 기록도 좋아지고, 선수가 잘해야 팀도 좋은 방향으로 간다"고 했다. 또 "우리 팀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내가 한화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팀으로부터 너무 큰 도움을 받았고, 팬들이 과분할 정도로 사랑을 주셨다. 그만큼 애착이 크다"고 강조했다.

새 시즌에도 정은원은 한화 타선의 선봉에 선다. 고단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리빌딩 첫 시즌 여러 성과를 만든 한화지만, 여전히 5강권과는 거리가 있는 전력. 타선의 물꼬를 트는 정은원의 활약상은 그만큼 중요하다.

정은원은 "젊은 선수들끼리 모일 때마다 '우리 힘으로 한화를 바꿔보자'는 이야기를 한다. 다른 팀들이 가을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럽고,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며 "당장은 리빌딩이라는 쓰리지만 아픈 과정을 밟아가고 있지만, 모두가 이를 물고 헤쳐나가고 있다. 이런 마음가짐 속에 착실히 과정을 밟아가면 한화는 조만간 굉장히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상상을 해보는데, 관중석에 우리 팀 팬들이 꽉 찰거라는 생각을 하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행복해할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선수들도 원하지만, 무엇보다 팬들이 정말 원하기에 꼭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화 팬들 사이에 정은원은 '아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팀 프렌차이즈 스타인 그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 정은원은 "(아들이라는 별명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야구적인 부분, 팬들을 대하는 태도 뿐만 아니라 사람의 도리, 인성 등 지켜야 할 부분을 이어간다면 팬들도 계속 그렇게 불러주시지 않을까"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큰아들, 작은아들도 나왔으면 좋겠다. 아들을 꼭 한명만 둬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여러 명이면 더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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