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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 김현수와 비슷한데?' 저평가받는 FA 손아섭 향한 다른 시선 [SC초점]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2-09 12:58

수정 2021-12-1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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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 김현수와 비슷한데?' 저평가받는 FA 손아섭 향한 다른 시선
손아섭.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나란히 FA를 맞이했다. 올시즌 성적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두 선수를 향한 온도 차는 제법 크다.



김현수와 손아섭(이상 33) 얘기다. 동갑내기에 외야수, 두 번째 FA라서 B등급인 점도 같다.

공격에서의 장점이 두드러지는 반면 수비에선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김현수가 LG 트윈스팬들의 남다른 사랑을 받는 선수이긴 하지만, 손아섭 또한 이대호와 더불어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이자 2007년 데뷔 이래 롯데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올시즌 김현수는 타율 2할8푼5리 17홈런 9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1을 기록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은 3.31.

손아섭이 홈런(3개) 타점(58개) OPS(0.787)는 뒤처지지만, 타율(3할1푼9리)과 안타(173개, 최다안타 4위)는 앞선다. 그 결과 WAR(3.33)은 큰 차이가 없다. 통계적으로 올해 김현수와 손아섭의 성적은 비슷했다.

커리어를 돌아봐도, '쳐서 나간다'는 이미지와 달리 손아섭은 볼넷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을 다투던 타자다. 전성기였던 2016년에는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 다음으로 볼넷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현수가 LG로 이적한 이후 4시즌만 따지면 김현수(241개)보다 손아섭(325개)의 볼넷이 더 많다.

통산 212홈런의 김현수가 손아섭(165홈런)보다 한방에서 앞서긴 하지만, 나성범(NC 다이노스)이나 김재환(두산 베어스)처럼 홈런왕을 노리는 타자는 아니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이나 박건우(두산)처럼 수비에서 손아섭을 앞서지도 않는다. 주루는 도루 2위(2016, 42개)까지 했던 손아섭이 압도한다.

장타력이 아쉽다곤 해도, 올해 손아섭의 기록이 같은 나이대 다른 레전드들 대비 그리 빈약한 것도 아니다.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곤즈로 떠나기전 이병규의 32세 시즌 성적은 타율 3할 7홈런 55타점 OPS 0.733이었다. SK 와이번스와 LG, KT 위즈를 거친 이진영의 33세 시즌은 타율 3할2푼9리 3홈런 62타점 OPS 0.820이었다. 올해 손아섭의 장타율이 '4할 아래(0.397)'로 떨어진 게 눈에 띄긴 했지만, 이들 역시 4할 초반이었다.

만약 손아섭이 없는 롯데를 상상해보면 어떨까. 원클럽맨의 존재감을 떠나 손아섭만큼 출루할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새 외인 DJ피터스가 영입되긴 했지만, 손아섭이 없으면 전준우의 1루 전향도 쉽지 않다.

결국 손아섭을 향한 저평가는 4년전 받은 '98억원'이란 FA 몸값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이 또한 손아섭이 롯데와 타 구단과의 경쟁을 통해 받은 금액이다. 그만한 액수를 내밀지 않았다면, 손아섭이 타 팀으로 떠났을 수도 있다. 롯데는 지난 4년 내내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다. 하지만 손아섭이 없었다면 포스트시즌의 꿈조차 꾸지 못했을 수도 있다.

자신을 향한 저평가에 서운할만도 하다. FA는 앞으로의 미래 가치를 평가받는 자리다. 손아섭을 영입하기 위해선 25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5억원)이 필요하다. 롯데에 남든, 유니폼을 갈아입든 이제 손아섭이 자신을 향한 편견에 증명할 차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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