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미안하고, 허리는 천근만근' 집 나온 지 한 달 넘었지만, 6연승 질주에 웃은 권영민 감독 [수원 현장]

정재근 기자

입력 2023-12-03 09:54

'딸에겐 미안하고, 허리는 천근만근' 단벌 매직 권영민 감독이 6연승을 이끌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수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합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위기에서 의기투합한 한국전력이 6연승을 질주했다.





한국전력이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3-0(25-19 25-15 26-24)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전력은 지난달 14일 OK금융그룹전부터 시작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6연승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낸 놀라운 반전이다. 6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1점의 승점도 내주지 않으며 승점 18점을 쓸어 담았다.

한국전력의 6연승은 2014-15시즌에 거둔 구단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인 9연승 이후에 나온 두 번째 최다 연승 기록이다.

시즌 시작 전 우승 전력으로 꼽혔던 한국전력이었지만 1라운드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거기다 구단의 매각설까지 흘러나오며 팀이 크게 흔들렸다. 1라운드가 끝난 뒤 권영민 감독이 선수단 전원 합숙을 제안했다. 위기의 상황을 인지한 선수들도 흔쾌히 동의했다. 가정이 있는 선수들도 모두 경기도 의왕 훈련장에서 함께 숙식하며 훈련했다.?

한국전력은 11월 2라운드 내내 이어온 합숙을 12월 3라운드에도 이어가고 있다. 권영민 감독은 합숙 훈련을 끝내려고 했지만, 고참급 선수들이 오히려 합숙을 바랐다. 베테랑 신영석은 "연승을 했다고 그만두는 것보다는 경기력이 더 올라올 때까지 유지하는 게 낫다고 본다"며 후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일 경기에서 한국전력이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하자 권영민 감독은 허리를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잊고 있었던 몸의 피로가 몰려오는 순간이다. 하지만 권 감독은 곧바로 관중석의 가족들을 찾기 위해 얼굴을 돌렸다. 아내와 함께 딸과 아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 권 감독은 손짓을 하며 자녀들을 코트에 내려오게 했다. 먼저 달려온 아들이 권 감독의 품에 안겼고, 이어 딸도 달려와 아빠의 가슴에 와락 안겼다.

합숙 생활을 하며 가족을 챙기지 못하는 아빠의 미안한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6연승 내내 똑같은 옷과 신발을 신고 코트에 나서는 권영민 감독의 단벌 매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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