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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레오 어떻게 관리하지?" 1순위 기쁨도 잠시, 고민에 빠진 석진욱 감독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04 16:35

수정 2021-05-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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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어떻게 관리하지?" 1순위 기쁨도 잠시, 고민에 빠진 석진욱 감독
삼성화재 시절 MVP 레오. 스포츠조선DB

[청담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순위 나온 이상 무조건 레오였다. 살쪘던데,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고민이다."



'쿠바산 괴물' 레오나르도 레이바(레오·31). 7시즌만에 돌아온 레오의 보금자리는 OK금융그룹 읏맨이었다.

OK금융그룹은 2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0.8%(15/140)의 확률을 뚫고 뜻밖의 1순위를 차지했다. 석진욱 감독은 어안이 벙벙해하면서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지체없이 레오를 선택했다.

석진욱 감독은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아닌줄 알았다. 정말 기대하지 않고 편하게 앉아있었다. 1순위가 나온 이상 레오였다"며 웃었다.

레오는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V리그 삼성화재에서 활약하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1번의 준우승도 더했다.

레오는 1990년생이다. 당시 레오는 22~25세의 젊고 팔팔한 선수였다. 올해는 31세다. 하지만 각팀 사령탑들은 "올해 드래프트에 레오만한 선수가 없다. 그때보다 점프력이 조금 낮아졌을 수는 있지만, 아직도 타점이 살아있다. 기량이 크게 떨어진 것 같진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기존 선수와의 재계약을 선택한 우리카드 위비, KB손해보험 스타즈를 제외한 5팀이 참여했다. 5팀 모두 1순위로 레오를 지목한 상황.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지난 시즌 최하위 삼성화재와 6위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외면했다. 삼성화재는 3순위, 현대캐피탈은 6순위가 나왔다.

석진욱 감독은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인 2012~2013시즌을 레오와 함께 했다. 은퇴 후에는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 코치로 부임, 레오를 상대로 우승을 일궈냈다. 2014~2015시즌에는 시몬을 앞세워 레오가 이끄는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OK금융그룹은 올해 정규시즌 4위, 플레이오프 3위를 차지했다. 차기시즌 레오와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셈.

레오를 뽑은 기쁨도 잠시, "레오 어떤 것 같나"라는 질문에 석진욱 감독은 한숨을 쉬었다.

"살이 쪘더라. 솔직히 지금 '레오 어떻게 관리하지?'라는 생각밖에 안 난다. 어떻게 해야 레오에게 운동을 많이 시킬 수 있을까?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 준비 정말 많이 해야할 것 같다."

석 감독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더라. 그 팀(전 소속팀 알 자지라)이 훈련을 적게 한다는데, 우리나라 와서 훈련을 많이 하면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순위(레오) 뽑았다고 무조건 상위권으로 가는 게 아니다. 선수단과 외국인 선수의 케미가 잘 맞아야한다. 사실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생각지 못했던 레오의 영입으로 인해 팀 플랜에도 변화가 생겼다. 조재성이 원래 포지션인 라이트로 뛸 수 있다. 석 감독은 "조재성이 전보다 더 잘하게 될 것"이라며 "세터의 경우 이민우가 입대하지만 곽명우가 있다. 곽명우는 레프트 쪽 토스패턴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레오 역시 이 같은 사령탑의 속내를 잘 안다. 레오는 "삼성에서 뛴 첫해 (석진욱 감독과)함께 뛰었고, 마지막 시즌에는 결승에서 OK금융그룹(당시 OK저축은행)에게 졌다. 난 감독님을, 감독님은 날 잘 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레오는 "난 고되게 훈련해야 더 잘하는 선수다. 삼성 시절 난 그런 선수였다"면서 "그동안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이번 한국 컴백 역시 내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청담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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