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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분석]주전 세터-전광인 공백 불안? 김형진-이시우가 최태웅 감독 고민 날렸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0-10-20 17:05

수정 2020-10-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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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세터-전광인 공백 불안? 김형진-이시우가 최태웅 감독 고민 날렸다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의 세터 김형진이 토스를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KOVO

[천안=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수에 사로잡혀 있었다. 주포 문성민의 무릎 수술 재활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국내 정상급 레프트 전광인이 군입대했다. 또 세터 변수도 무시할 수 없었다. 배구를 '세터 놀음'이라고 하는데 양팀은 주전 세터가 불안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주전 세터로 활약한 이승원을 삼성화재 주전 세터 김형진와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김형진이 이승원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웠지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승원에게 환경을 바꿔주는 기회를 부여하고 싶었고, 팀 내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2020~2021시즌 개막전 불안요소를 극복했다.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홈 개막전(세트스코어 3대0 승)에서 최 감독은 김형진을 선발 세터로 내세웠고, 전광인의 레프트 공백을 '미남 배구선수' 이시우로 메웠다. 이시우의 파트너는 박주형이었다.

김형진은 이적한 지 한 달여 만에 공격수들과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불안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토스워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마치 홍익대 시절이던 2017년 대학배구 세터상을 받았을 당시 기량을 보여줬다. 경기를 앞두고 최 감독은 "승원이가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18일 한국전력전에서) 마지막에 힘들어하는 모습이긴 했다. 한편으로는 형진이가 승원이만큼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김형진은 최 감독의 바람을 첫 경기 때부터 이뤄냈다.

레프트 이시우도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안정된 리시브는 물론 공격형 레프트로서 활발한 공격으로 자칫 외국인 공격수 다우디에게 쏠릴 수 있는 공격 밸런스를 잡아줬다. 이날 이시우는 1세트 2득점으로 예열한 뒤 2세트에서 5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리시브 효율도 1세트 12.5%로 낮았지만, 2세트에선 66.67%로 정확한 리시브를 세터 김형진에게 배달했다.

2016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이시우는 신장(1m88)이 작아 주전 레프트로 활용하기에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이시우는 그 동안 자신의 장점을 살려 매력을 발산했다. 원포인트 서버로 자리매김했다. 20점이 넘으면 어김없이 교체로 코트에 나와 강력한 서브를 내리꽂았다. 용수철 같은 점프력으로 작은 신장을 커버했다. 그러다 지난 8월 말 컵 대회부터 주전 레프트로 활용됐고, 정규리그에선 송준호를 제치고 레프트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최 감독이 우려했던 부분도 잘 극복했다. 최 감독은 "우리 팀은 범실이 많이 나오면 우르르 무너지는 구성원이다. 다만 훈련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실전으로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부터 위기였다. 10-10까지 팽팽히 맞섰지만 나경복에게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고 연이은 공격 범실로 10-13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이 때 현대캐피탈은 범실을 줄이는데 노력했다. 그리고 유효블로킹부터 안정적인 수비에 이은 날카로운 공격으로 17-17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특유의 신바람 배구를 살려 격차를 벌리고 기선을 제압했다.

현대캐피탈은 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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