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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만루포 2개 1위 질주→30경기 연속 홈런 '0', 4번 타자 부진에도 팀 승률 0.706 독주, "어려울 때 쳐주면 된다" 감독 여유[민창기의 일본야구]

민창기 기자

입력 2024-07-02 07:23

수정 2024-07-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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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만루포 2개 1위 질주→30경기 연속 홈런 '0', 4번 타자 부…
개막전부터 41경기에서 12안타를 몰아친 야마카와는 이후 30경기에서 무홈런에 그쳤다. 팀 1위를 독주하는 동안 타격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사진캡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소프트뱅크 호크스 4번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33)는 4월 13일 세이부 라이온즈전에서 홈런 2개를 때렸다. 6,8회 시즌 2~3호 홈런을 연달아 터트렸다. 그런데 이 홈런 2개가 모두 그랜드슬램이었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2번째 연타석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경기가 열린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베르나돔(세이부돔)은 야마카와에게 안방처럼 친숙한 곳이다. 그는 2014년 신인 2지명으로 세이부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10년을 뛰었다. 세이부 소속으로 2018~2019년, 2022년 세 차례 홈런왕에 올랐다. 세 번 모두 40홈런 이상을 때렸다.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였다.



지난해 잠시 시간이 멈췄다.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 멤버인 야마카와는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한 주간지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구단은 주축타자를 1군 전력에서 제외했다. 17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15안타-5타점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야마카와는 뒤도 안 돌아보고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4년-12억엔에 계약했다. 소프트뱅크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일부 팬들의 비판을 감수하고 영입을 결정했다. 세이부가 그동안 내부 특급 FA 계약에 소극적이어서 잔류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라쿠텐의 간판타자 아사무라 히데토(34)와 오릭스 버팔로즈 주축타자 모리 도모야(29),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히로시마 카프의 아키야마 쇼고(36)가 세이부가 출신이다.

소프트뱅크 4번 타자로 거듭난 야마카와는 시즌 초부터 맹활약했다. 한해 먼저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합류한 곤도 겐스케(31), 베테랑 야나기타 유키(36)와 최강의 3~5번 중심타선을 구성해 공격을 이끌었다.

1일 현재 48승3무20패, 승률 7할6리. 소프트뱅크는 양 리그 12개팀 중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독주하고 있다. 승률 7할대 팀은 물론 6할대 팀도 없다. 지바 롯데 마린즈에 11.5경기 앞선 퍼시픽리그 1위다.

소속팀은 쾌속 질주하는데 야마카와는 고개를 못 든다.

6월 30일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니혼햄과 원정경기. 4번-1루수로 나선 야마카와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렸다. 4타석 3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 17안타를 몰아친 소프트뱅크는 10대3으로 이겼다.

이틀 연속 2루타를 친 것은 긍정적이지만, 4번 타자가 30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쳤다. 5월 22일 라쿠텐 이글스전에서 12번째 홈런을 치고 깊은 침묵에 빠졌다.

6월에 17승1무5패, 승률 7할7푼3리. 소프트뱅크가 지난달 거둔 성적이다. 야마카와는 이 기간에 23경기 전 게임에 나가 홈런 없이 타율 1할8푼2리-16안타-4타점을 올렸다. 출루율 0.258, 장타율 0.239. 시즌 타율이 2할2푼9리로 떨어졌다.

초강력 '투고타저' 시즌. 흐름을 비웃듯 개막전부터 41경기에서 12홈런을 쏘아 올렸다.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했다. 그런데 타격 부진이 심상치 않다. 큰 격차를 두고 홈런, 타점 1위를 독주했는데 어느새 따라 잡혔다.

팀 동료인 곤도가 6월 28~29일 니혼햄전에서 12~13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야마카와를 제치고 홈런 1위가 됐다. 곤도는 지난 주말 니혼햄과 주말 3연전에서 5타점을 올렸다. 47타점을 기록해 이 부문 1위 야마카와와 격차가 2개로 됐다.

야마카와가 고전할 때 곤도는 신바람을 냈다. 6월 한 달간 타율 4할1푼3리-31안타-7홈런-23타점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290이다. 야마카와는 언론 인터뷰에서 "곤도 선수처럼 꾸준히 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렵다"고 했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야마카와의 부진에 대해 "4번 타자로서 팀이 어려울 때 쳐주면 된다"고 격려했다. 팀 성적이 안 좋다면 타순 조정을 고민하겠지만, 당분간 그럴 일은 없어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팀 타율(2할6푼1리)과 득점(316점) 모두 양 리그 1위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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