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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셔틀콕 예비부부…손완호 '마침내 복귀'-성지현 '부상 이탈'

최만식 기자

입력 2019-10-2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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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셔틀콕 예비부부…손완호 '마침내 복귀'-성지현 '부상 이탈'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기구하게 엇갈렸네."



배드민턴 관계자들은 요즘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학수고대했던 선수가 복귀하는데, 희망이었던 선수는 이탈하게 됐다.

희비가 엇갈린 주인공은 손완호(31)와 성지현(28)이다. 둘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결혼하기로 약속한 예비부부다.

대표팀에서는 남녀단식의 에이스,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손완호는 세계랭킹 16위, 성지현은 11위다.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도 같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한솥밥을 먹어왔고 도쿄올림픽에서 마지막 올림픽 도전을 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서로를 가장 큰 버팀목으로 삼으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달려왔다.

그런 그들이 최근 가슴아프게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을 맞았다. 손완호는 마침내 복귀한다. 지난 3월 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 경기 도중 왼쪽 발목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평소 '강골'로 유명했던 손완호가 이렇게 중부상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진단으로는 수술 후 재활 기간까지 감안하면 빨라야 올해 말이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본격적인 올림픽 랭킹 레이스를 앞둔 대한배드민턴협회로서는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당시 세계랭킹 6위의 손완호는 가뜩이나 전력이 약한 남자단식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한동안 국제무대에서 잊혀졌던 손완호가 최근 깜짝 희소식을 전했다. '강골'답게 기적같은 부상 회복세를 보이며 복귀 시기를 부쩍 앞당겼다. 손완호는 지난 9월 중순부터 코트 훈련을 소화할 정도의 몸상태가 됐다. 코리아오픈이 열리던 9월 말에는 여자선수를 상대로 실전 연습을 시작했다.



수술 부위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여자선수를 연습 상대로 했다가 최근에는 대회 출전이 가능할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왔다. 당초 지난 15일부터 열린 덴마크오픈에 출전하려고 출전 신청을 냈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자'는 대표팀의 판단에 따라 선수촌에 남아 출격을 준비해왔다.

손완호는 오는 27일 출국해 유럽투어를 마친 대표팀과 마카오에서 합류한다. 29일부터 열리는 마카오오픈이 복귀 무대다. 월드투어 등급 슈퍼300으로 그리 높지 않지만 여기서부터 차근차근 잃어버린 랭킹 포인트를 쌓아갈 계획이다.

손완호는 "마지막 올림픽 도전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재활에 몰두했다. 특히 나에게 큰 위안이 되어 준 (성)지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고 조기 복귀 비결을 말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성지현은 지난 20일 해외 투어 도중 귀국했다. 지난 18일 덴마크오픈 여자단식 16강전에서 마지막 3세트 경기 도중 부상으로 기권했다. 발바닥 통증이 너무 심해 덴마크에 이어 프랑스오픈으로 이동하려던 대표팀 일정에 동행하지 못하고 홀로 돌아왔다. 하필 부상 부위가 손완호와 같은 왼발이다.

21일 정밀검사 결과 족저근막 미세파열이었다. 다행히 2∼3주 정도 치료하면 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림픽 랭킹 레이스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잠깐 멈춤'에 걸렸으니 페이스가 흐트러질 우려가 크다. 덴마크-프랑스오픈을 거쳐 마카오에서 '오빠'(손완호)와 기분좋게 재회하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성지현의 아버지 성한국 전 대표팀 감독은 "지현이가 귀국해 처음 집에 왔을 때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병원 진단을 마친 뒤에는 더 쉴 수 없다는 비장한 표정으로 선수촌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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