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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LEARN]초딩부터 여대생 포청천까지'킨볼 사랑에 빠진 그녀들'

전영지 기자

입력 2015-11-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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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부터 여대생 포청천까지'킨볼 사랑에 빠진 그녀들'
22일 충북 충주시 충주체육관에서 2015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킨볼대회가 열렸다. 초등부 혼성 결승전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충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1.22/

21~22일 충북 충주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르꼬끄 스포르티브와 함께하는 2015년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킨볼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교 57개팀, 7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킨볼은 올해 처음으로 학교스포츠클럽 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협동 존중 참여'를 추구하는 킨볼의 정신,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1984년 캐나다 체육교사 마리오 뒤마가 창시한 킨볼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운동을 잘하든 못하든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대표적인 뉴스포츠 종목이다. 지름 1.22m의 '핫핑크' 초대형볼, 흔한 맞대결이 아닌 세 팀이 격돌하는 방식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핑크, 그레이, 블랙 3팀으로 나뉜다. 4명의 선수들이 볼을 받쳐들고 공을 받을 팀을 지명한 후 1명의 히터가 강서브를 날린다. 공격팀은 수비팀을 결정한 후 "옴니킨(Omnikin)!"과 함께 팀명을 큰소리로 외친다. '옴니킨!'은 '모두 함께'를 뜻하는 '옴니(Omni)'와 신체를 뜻하는 '킨(kin)'의 합성어다. '모든 참가자가 함께 하는 신체놀이'라는 뜻이다. 그레이팀이 "옴니킨 핑크!"를 외친 후 공격에 성공할 경우, 그레이팀은 물론, 공수에 가담하지 않은 블랙팀도 '어부지리'로 득점한다. 1위 팀은 '가장 약한' 3위팀을 공격할 수 없다. 약자도, 강자도 끝까지 함께하는 경기다. 거침없이 몸을 던지며 "옴니킨!"을 외치는 '킨볼 남녀'들 사이에서 '열혈' 여학생들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킨볼 소녀들 "매일 습관처럼 옴니킨! "

초등부는 남녀 혼성팀으로 구성됐다. 세종시 연세초(핑크), 대구 신천초(그레이), 강원도 동부초(블랙)가 결승에 진출했다. 전후반 7분의 경기, 손에 땀을 쥐는 초박빙의 승부가 시작됐다. 남학생들 틈새에서 여학생들이 씩씩하게 몸을 날리는 모습이 흐뭇했다. 후반 이후 '그레이' 신천초가 승기를 잡았다. 4분26초를 남기고 그레이가 21점, 핑크가 18점, 블랙이 17점을 달렸다. 핑크와 블랙의 '협공'이 불을 뿜으며 2분19초를 남기고 22-22-22, 또다시 3팀이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그레이'의 막판 집중력이 빛났다. 매 공격을 시도하기 전 선수들이 모두 손을 모으며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 직전 '그레이'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25대26대22,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그레이'선수들이 코트로 몰려나와 뜨겁게 환호했다.

초등부 우승팀은 대구 신천초를 대표해 출전한 '6학년1반' 학생들이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즐겁게 다함께 땀흘린 결과였다. 임재완 담임교사는 "올해 6학년 담임을 맡으며 우리반의 테마를 '킨볼'로 정했다"고 했다. 여학생들도 쉽게 참가할 수 있는 '단체종목'으로 킨볼을 떠올렸다. "남녀학생이 함께 땀을 흘리며 반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다"고 말했다. "킨볼은 혼자하는 운동이 아니다. 화합하고 배려하며 '한몸'으로 움직여야 이길 수 있는 종목이다. 특히 여학생들은 실수가 없고, 성실하고, 팀워크에서 큰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주전으로 맹활약한 이화진양(12)은 "우승은 정말 예상치 못했다"며 활짝 웃었다. "예전에는 체육시간에 앉아서 수다를 떨거나, 남학생들을 구경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올해 우리반은 절대 그렇지 않다. 여자애들도 더 열심히 참여한다"고 했다. 이금비양(12)은 "아침, 점심시간, 방과후에 반 아이들과 습관처럼 킨볼을 했다. 매일 꾸준히 즐겁게 운동한 결과가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어져서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빠르고 강한 남학생들 틈바구니에서 기죽지 않았다. "정확한 리시브, 안정적이고 침착한 세팅, 게임을 읽는 능력 등은 남자애들보다 우리가 더 낫다"며 웃었다.

▶여대생들의 킨볼 사랑, 킨볼 국대 → 킨볼 심판으로

이날 대회 현장에서는 '여성 심판'들도 맹활약했다. 직장인 이혜민씨(22)와 김미래씨(22) 등 '킨볼 국가대표'들이 노란 유니폼을 맞춰입고 '포청천'으로 나섰다. 이들은 장안대학교 12학번 동기로 교내 킨볼 동아리 창단 멤버다. 장안대가 2012년 코리아컵 킨볼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킨볼은 '종교'가 됐다. 삶의 궤적이 바뀌었다. 킨볼에 '미친' 여대생들은 2012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안컵에 나섰고, 올해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당당히 4위에 올랐다. 첫 세계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팀코리아'는 현장에서 최대 이슈였다.

이들은 2012년 이후 매년 심판연수를 통해 3급 심판 자격증도 땄다. 취미로 시작한 킨볼을 통해 국제대회에도 출전하게 됐고, 국내대회에선 심판으로 활약하게 됐다. 이들은 "킨볼 학교스포츠클럽이 외적, 내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김미래씨는 "매년 여학생들의 킨볼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거침없이 몸을 던진다. 슬라이딩도 과감해졌고, 전술도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무릎 보호대, 유니폼도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외적인 면에서도 정말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직장인이 된 이혜민씨는 요즘도 매주 2~3번씩 장안대 체육관을 찾아 밤 8~10시까지 킨볼 훈련에 몰입한다. 동료, 후배들과 함께 12월에 펼쳐질 코리아컵 우승을 목표 삼고 있다. "킨볼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킨볼은 남성 중심의 스포츠가 아니고, 모두가 함께 하는 스포츠다. 4명의 선수중 단 한 사람이라도 손이 닿지 않으면 경기가 이뤄질 수 없다. 공감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여학생들에게 특히 잘 맞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팀코리아의 주장이자 '에이스' 이혜민씨는 시종일관 '운동 예찬론'을 이어갔다. "서른살 때까지 킨볼 선수로 뛰고 싶다. 운동량도 상당하고, 무엇보다 정말 재미있다. 나중에 딸을 낳게 되면 꼭 '킨볼'을 시키고 싶다." 운동하는 그녀들은 씩씩하고 예뻤다. 충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르꼬끄 스포르티브와 함께하는 2015년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킨볼 대회

[종별선수권]

▶초등(혼성팀)

1위: 대구 신천초/2위: 연세초/3위: 동부초

MVP: 대구 신천초 김주현

▶중등(여자)

1위: 미성중/2위:해연중/3위:신송중

MVP: 미성중 김하늘

▶중등(남자)

1위:해연중/2위:신송중/3위:운암중

MVP: 해연중 장세영

▶고등(여자)

1위:신탄진고/2위:제주사대부설고/3위:밀양여고

MVP: 신탄진고 석승주

▶고등(남자)

1위:신탄진고/2위:동아고/3위:천안업성고

MVP: 신탄진고 오성훈

[사제경기 우승]

▶초등(혼성)

용황초

▶중등(여자)

향남중

▶중등(남자)

향남중

▶고등(여자)

신탄진고

▶고등(남자)

능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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