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채영은 지난 24일 전북 남원에서 막을 내린 제42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남녀펜싱선수권 여고부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성남여고 신규정을 15대12로 꺾고 우승했다.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적수가 없었다. 6전승의 파죽지세였다. 지난 3월 한국중고펜싱연맹회장배 펜싱선수권, 6월 회장배전국남녀펜싱선수권에 이어 올시즌 3관왕에 올랐다.
고채영은 고등학교 1학년때 세계청소년선수권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입증했다. 2학년이던 지난해에도 언니들을 줄줄이 꺾고 전국대회에서 2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졸업반인 올해 기량이 만개했다. 나가는 대회마다 승승장구하며, 시니어 무대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 고 감독은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과대평가다. 우리 둘째아이가 현재 좋은 기량을 갖고 있긴 하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변칙기술을 안쓰고 정석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이 많은 선수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일들은 장담할 수 없다"며 자세를 낮췄다.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발전하면 언젠가는 좋은 성적을 낼 거라 기대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 애비마음"이라고 했다. 지도자로서 펜싱인으로서 '속깊은 부정'이 전해졌다. 10대 소녀인 딸이 주위의 평가에 들뜨지 않고, 자신의 길에만 집중하기 원했다. "오로지 펜싱밖에 모르는 '펜싱소녀' 고채영이라고만 기억해달라"며 웃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