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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검객'고채영 시즌3관왕'남현희 뒤잇는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14-07-29 17:15

수정 2014-07-3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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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검객'고채영 시즌3관왕'남현희 뒤잇는다'


'플뢰레 여제' 남현희(33·성남시청)의 강력한 후예가 등장했다. 올시즌 전국대회 3관왕에 오른 '소녀 펜서' 고채영(대구 선산여고3)이 펜싱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고채영은 지난 24일 전북 남원에서 막을 내린 제42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남녀펜싱선수권 여고부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성남여고 신규정을 15대12로 꺾고 우승했다.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적수가 없었다. 6전승의 파죽지세였다. 지난 3월 한국중고펜싱연맹회장배 펜싱선수권, 6월 회장배전국남녀펜싱선수권에 이어 올시즌 3관왕에 올랐다.

고채영은 고등학교 1학년때 세계청소년선수권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입증했다. 2학년이던 지난해에도 언니들을 줄줄이 꺾고 전국대회에서 2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졸업반인 올해 기량이 만개했다. 나가는 대회마다 승승장구하며, 시니어 무대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채영은 우월한 유전자와 독한 근성을 겸비한 '천재형 펜서'다. 고채영의 아버지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오른 고낙춘 대구대 감독이다. 런던올림픽에서 펜싱 해설위원로 구수한 입담을 과시했던 고 감독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딸을 직접 가르쳤다. 고등학생이 된 후로도 딸의 레슨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펜싱을 먼저 시작한 두살 터울 언니 고채린(대구대)을 보며 자란 둘째 고채영의 성장세는 가파랐다. 고채영의 약진은 아버지의 헌신에 본인의 재능과 독한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시드니올림픽 남자플뢰레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 감독은 고채영에 대해 "독종"이라는 한마디로 평가했다. "발도 빠르지만, 손동작이 대단히 부드럽다. 상대의 칼이 들어오기 전에, 앞에서부터 손기술로 기선제압을 하는 스타일이다. 오직 펜싱밖에 모르는 아이다. 플뢰레 에이스 남현희의 뒤를 이을 선수"라며 극찬했다. "시니어선수들과 붙어도 어느 대회나 8강에는 오를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올해, 내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선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 고 감독은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과대평가다. 우리 둘째아이가 현재 좋은 기량을 갖고 있긴 하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변칙기술을 안쓰고 정석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이 많은 선수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일들은 장담할 수 없다"며 자세를 낮췄다.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발전하면 언젠가는 좋은 성적을 낼 거라 기대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 애비마음"이라고 했다. 지도자로서 펜싱인으로서 '속깊은 부정'이 전해졌다. 10대 소녀인 딸이 주위의 평가에 들뜨지 않고, 자신의 길에만 집중하기 원했다. "오로지 펜싱밖에 모르는 '펜싱소녀' 고채영이라고만 기억해달라"며 웃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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