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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의 마술사’ 강동희, 코트 밖에서 남긴 씻지 못할 얼룩

입력 2013-03-07 18:56

‘코트 위의 마술사’ 강동희, 코트 밖에서 남긴 씻지 못할 얼룩


동부 강동희 감독(47)이 승부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농구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7일 의정부지검 형사5부(유혁 부장검사)는 강동희 감독이 승부조작에 개입된 사실을 확인,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앞서 강 감독은 지난 2011년 3월 플레이오프에서 브로커 2명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고 4차례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에 검찰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한 혐의를 적용해 이르면 이날 중으로 그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강동희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한국 농구의 인기를 주도해 온 ‘전설적 선수’ 가운데 한 명이나 다름없었다. 송도고-중앙대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그는 실업팀 기아자동차에서 허재-김유택과 함께 ‘허동택 트리오’를 결성해 시대를 풍미했고,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첫 정규리그 MVP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며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뿐만 아니라 프로통산 3,738점 938리바운드 2,201어시스트를 기록, 이상민-김승현과 함께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고, ‘코트 위의 마법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뛰어난 실력으로 한국 농구 역사에도 큰 획을 그었다.


지도자로서도 강동희 감독은 거칠 것 없이 승승장구했다. 지난 2007-2008시즌 코치로서 정규리그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강 감독은 2009년부터 동부 사령탑에 오른 뒤 첫 시즌부터 팀을 6강에 안착시켰고, 2010-2011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수 시절의 명성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단일 시즌 역대 최다승(44승)과 최다 연승(16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쾌거를 이루며 감독상까지 수상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그는 그동안 코트 위에서 수많은 마술을 부려왔다. 하지만 코트 밖에서는 승부조작에 개입하며 지금껏 쌓아온 자신의 명성과 한국 농구계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얼룩을 남기고 말았다. 승부조작의 덫에 걸린 강동희 감독은 농구 팬들에게 더 이상 ‘코트 위의 마술사’가 아닌 ‘승부 조작의 마술사’라는 낙인이 찍힌 채로 회자될 수밖에 없는 길을 걷고 말았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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