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가 응집돼 있는 사람도 실제로는 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왜일까?
이 의문에 해답이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대 신경정신과 전문의 트리크 파스코알 교수 연구팀은 뇌 신경세포를 돕는 보조 세포인 성상세포(astrocyte)가 치매의 진행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0일 보도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되거나 엉키면서 신경세포를 죽이는 독성 단백질로 변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상세포는 뇌의 신경세포를 돕는 별 모양의 지지세포(support cell)로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고 철분과 수소이온 농도(pH)를 조절하며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 통로인 시냅스(synapse) 형성에 관여한다. 한마디로 뇌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세포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3건의 관련 연구에 참여한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1천16명(평균연령 69.6세)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의 혈액 샘플에서 성상세포의 반응(reactivity)으로 발생하는 활성지표인 신경아교 원섬유성 산성 단백질(GFAP: 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의 수치를 측정했다. GFAP는 성상세포의 운동성 조절과 형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성상세포 반응 양성이 치매의 임상적 증상을 예고하는 표지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타우 병증은 타우 단백질이 잘못된 접힘(folding)으로 비정상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발생하는 신경 퇴행 질환들을 말한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알츠하이머 치매이고 이 밖에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다운증후군, 진행성 핵상 마비 (PSP) 등이 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 못지않게 뇌의 염증 증가가 뇌 신경세포의 사멸이라는 병리학적 연쇄반응을 촉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