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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흔 깊어가는 우크라전…집속탄·소이탄·열화우라늄탄 논란

입력 2023-03-2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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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흔 깊어가는 우크라전…집속탄·소이탄·열화우라늄탄 논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논란이 큰 무차별 살상 무기들의 사용이 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잔혹해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백린탄, 테르밋 소이탄, 집속탄 등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맞대응을 위해 서방측에 이런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외교·국방 분야 중진 의원들은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집속탄을 보내 주라고 백악관에 촉구했다.
영국 정부가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열화우라늄탄을 전차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밝히자 러시아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러, 군·민간인 안 가리는 무차별 살상무기 사용 의혹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민간인 거주 지역이나 민간 시설에 백린탄 등 소이탄과 집속탄 등 비인도적인 무차별 살상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은 개전 직후부터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백린탄은 인(P)의 동소체인 백린을 원료로 쓴 것으로, 원료 자체가 맹독성인데다가 여기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과 섬광과 연기가 발생해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조명탄이나 연막탄에도 백린이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인명 살상용 백린탄은 화재나 화염을 이용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소이탄'의 일종이다. 간단히 말해 주변을 불태워 버리는 무기다.

민간인 거주 지역이나 민간인 밀집 시설에 대한 소이탄의 사용은 국제법상 금지돼 있다. 이런 금지조항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중국 등 거의 모든 주요국들이 비준한 1949년 제네바협약과 1980년 유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에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가 백린탄과 테르밋 소이탄 등 소이탄 공격을 곳곳의 민간시설에 가했다고 주장해 왔다.


◇ 무차별 살상에 금지된 무기 집속탄은 이미 사용중
국제적 금지협약까지 체결된 '집속탄'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양측 모두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속탄은 폭탄 하나가 '새끼 폭탄' 수십∼수백개를 품고 있다가 주변에 흩뿌리는 방식의 무차별 살상 무기다.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시설에 대해 집속탄을 쓰고 있다는 주장은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도 집속탄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에는 튀르키예가 냉전 시절 생산된 미국 설계 포 발사형 집속탄을 작년 11월부터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집속탄의 사용·보유·제조를 전면 금지하기 위해 유엔 국제협약으로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이 2008년 체결된 후 각국 비준 절차를 거쳐 2010년에 발효됐으나, 올해 2월 기준으로 110개국만 비준까지 끝냈고 13개국은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중국·한국·인도·브라질·이집트 등은 빠져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지원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집속탄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구축된 러시아군 참호선을 파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 촉구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투하할 수 있는 MK-20 집속탄과 포로 발사하는 155mm 집속포탄을 지원해 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해 왔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의회의 외교·국방 분야 공화당 중진의원 4명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의 집속탄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 서한에는 공화당이 소수당인 상원에서 짐 리시 외교위원회 간사, 로버트 위커 군사위원회 간사,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에서 마이크 매콜 외교위원장, 마이크 로저스 군사위원장이 서명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돌파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유형과 분량의 장거리 화력과 기동능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전을 마지막으로 집속탄의 작전용 사용을 중단했으며, 2015년부터는 수출도 하지 않고 있다.


◇ '토양·지하수 오염 위험' 열화우라늄탄도 우크라행
지난 20일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챌린저2 전차와 함께 보낼 탄약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힌 '열화우라늄탄'은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무기다.

열화우라늄은 자연 상태 우라늄에서 핵무기나 핵연료에 쓰일 핵분열물질을 추출한 후 남는 물질이다.

열화우라늄은 밀도가 매우 높아 이를 가지고 포탄 등을 만들면 관통력이 매우 우수하며, 이 때문에 두꺼운 장갑을 두른 전차나 장갑차를 공격하는 데 열화우라늄탄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열화우라늄은 방사능은 비교적 약하지만, 매우 무거운 중금속이므로 화학적 독성이 강하다.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보낼 계획을 밝힌 다음날인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려는 것 같다"며 "서방 집단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처럼 말했지만 더 자세하게 설명하진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줄곧 서방이 러시아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영토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밝혀왔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성명에서 "핵 충돌과 또 한 걸음 가까워졌다. 거리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러시아도 이에 응답할 것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limhwasop@yna.co.kr
[https://youtu.be/5CMJ9aLJs4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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