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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사일발사·봉쇄 훈련에 美, 항모 대비…대만해협 위기증폭

입력 2022-08-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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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사일발사·봉쇄 훈련에 美, 항모 대비…대만해협 위기증폭
[중국 동부전구 위챗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통해 사실상 대만 전면 봉쇄 훈련에 나서자 미국이 인근 해역에 배치된 항공모함에 체류 연장과 함께 상황 주시를 명령하면서 대만해협을 놓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이 당분간 군사적으로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면서 사실상 현상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판단되자 미국은 이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하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일정을 뒤로 미루는 등 상황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와 대만 국방부 발표 등을 종합하면 중국군은 이날 오후 1시56분부터 오후 4시까지 수차례에 걸쳐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국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번 미사일 발사의 목적에 대해 "정밀 타격과 지역 거부 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지역 거부 능력이란 적의 접근 또는 육해공 지역 점령을 차단하는 의미로, 대만 유사시 미국의 항공모함 등 증원 전력 개입을 견제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의 훈련 구역을 설정했으며 대만을 겨냥해 장거리포 정밀 타격 훈련도 했다. 실탄 사격을 포함한 이번 중국의 군사행동에 내포된 의미는 대만 무력 통일에 나설 경우에 쓸 수 있는 '대만 봉쇄' 옵션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인근 로널드 레이건호 및 항모 강습단에 해당 지역에 체류하면서 상황을 주시할 것을 명령했다.

앞서 미군은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 지난 2일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필리핀해에 배치했다.

당시 미국 해군은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강습단이 필리핀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는 정기적 순찰의 일환으로 통상적이고 예정된 작전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레이건호와 호위함을 그곳에 좀 더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믿고 있다"면서 "레이건호는 당초 예정된 것보다 해당 지역에 좀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은 위기를 선택하거나 추구하지 않지만, 중국이 무엇을 선택하든 그에 대해 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든 대응 준비가 됐다는 말이 군사적 대응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국이 무엇을 하든 준비가 됐다는 것은 단지 군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해당 지역에 강력한 군사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강력한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경제적이고 외교적 수단도 있다. 만약 필요하다고 느끼면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많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행동이 사실상 현상 변경 시도로 보고 밀착 대응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미사일 발사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규탄한 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대만해협 안팎에서 도발적인 군사 활동을 증대하는 명분으로 사용하면서 과잉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최근 군사적 도발을 거론하면서 "중국은 '뉴노멀(새로운 정상 상태)'을 달성하기 위해 현상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는 현상 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다만 긴장이 더 고조돼 위기로 발전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미 공군은 당초 이번 주에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글로리 트립'(Glory Trip)으로 불리는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과 달리 미국은 오판과 오해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책임 있는 핵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탄도미사일 발사 시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또 대중국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나아가 중국과 대화 채널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정상간 추가 통화 문제에 대해 "예정됐거나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또 미중 정상간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두 정상 간 만남에 대한 가능성을 누구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solec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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