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하면서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2년 연속으로 가격을 인하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도 내년에는 최소 100만원대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6일 GSM아레나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외신매체들에 따르면 내년에 출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시리즈 가격은 전작인 갤럭시S21보다 약 100달러(12만원)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가격은 지역과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의 경우 기본형 S22가 100만원대로 정해지고, S펜이 내장될 최고급 모델인 S22 울트라의 경우 160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갤럭시S 시리즈 5G 모델 신작의 가격은 2019년 선보인 갤럭시S10 5G 139만7000원에 이어 2020년 갤럭시S20 124만8500원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였다. 그러나 이번에 3년 만에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것이다. 올해 갤럭시S21은 최저 99만원대로 두 자릿수를 찍었지만 내년 S22의 가격은 다시 세 자릿수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미디어텍이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멘시티9000'은 가격이 이전 모델의 약 2배로 뛰었다. 이 회사는 3분기 기준 세계 AP 시장 1위 업체로, 삼성전자, 샤오미, 모토로라, 비보 등에 AP를 공급한다. 2위 업체 퀄컴의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은 '디멘시티9000'보다도 더 비싸게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미디어텍은 4G와 5G 모뎀 칩, 와이파이 칩 등 부품 가격을 5%에서 최대 20%까지 인상했다.
여기에 TSMC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가 하반기 반도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내년에는 칩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이미 전반적인 스마트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6% 오른 294달러(약 35만원)였다.
삼성전자도 3분기 분기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판매가가 지난해보다 약 5% 올랐다고 언급했다.
이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12를 출시하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했고,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S21 세트에서부터 충전기를 지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다른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이런 사례가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