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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기후변화·이란 문제에 중·러와 공감…미국쏠림 균형잡나

입력 2017-12-11 23:15

최근 몇 년간 외교적으로 미국에 가깝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던 인도가 기후변화와 이란 핵 합의 등 사안에서 미국과 의견을 달리하며 중국, 러시아와 한목소리를 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으로 비동맹 중립 외교를 표방했던 인도가 최근 지나치게 미국에 다가가고 있다는 시선을 벗어나고자 '균형외교'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5차 러시아, 인도, 중국 외교장관 회의(RIC)가 끝난 후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2015년 7월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독일), 유럽연합(EU)이 타결한 이란 핵 합의에 지지를 보내며 "이 합의를 지속해서 이행하고 이란이 정상적으로 경제·정치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 재협상을 요구하며 파기를 시사한 데 대해 3국 모두 반대함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3국 외교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서도 한목소리로 협약 이행을 강조했다.

스와라지 장관은 이날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도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서는 파리 협약의 공정한 이행을 약속해야한다"고 한 번 더 강조했다.


인도는 또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열렸던 '아시아 태평양 문제에 관한 러시아-인도-중국 3국 회의'와 올해 1월 중국에서 열린 '러시아-인도-중국 3국 청년 외교관 방문행사'를 내년에 인도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인도가 이처럼 중국, 러시아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난달 인도와 미국,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처음으로 개최한 '인도-태평양 전략' 국장급 실무회의 이후 인도가 지나치게 미국에 쏠리고 있다는 관측을 우려해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고 역내 균형을 잡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인도 CNN-뉴스18 방송은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취임 후 처음 맞은 '인도 공화국의 날' 주빈으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이후 그와 2년반 동안 7차례 양자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군대가 비상상황에서 연료와 부품 등을 상호 지원할 수 있는 군수 지원 협약까지 체결하는 등 미국과 관계를 진전시켰다.

이런 가운데 인도가 미국, 일본, 호주와 결성을 추진하는 4자 협의체 논의에 참여하자 중국을 봉쇄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인도는 4자 협의체에 참가한다고 해서 기존의 다른 다자간 협의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국가와도 여러 층위에서 협력해 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주려 한다고 인도 CNN-뉴스18은 풀이했다.


ra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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