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제1공영 ARD방송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원자력안전청(ASN)의 이런 조치를 중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유사한 방식의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ARD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이미 후쿠시마 참사와 거의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 1999년 허리케인 로타르가 몰고온 강력한 폭풍우로 대서양 바닷물이 밀려들고 지롱드 강이 범람해 프랑스 서부 해안 블라예 원전이 물에 잠기고 원자로의 긴급 냉각시스템과 양수 펌프 등도 고장 나 노심이 녹아내릴 위험에 처했다.
당시 초대형사고를 간신히 면했으나 원전의 경우 막대한 양의 냉각수가 필요해 늘 바다, 큰 강이나 호수를 끼고 건설되는 특성 상 다른 원전들도 쓰나미(지진해일), 폭우, 폭풍, 지진, 제방 붕괴나 홍수 때 위험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위험이 후쿠시마 참사로 현실화된 이후 2011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의 원전은 특히 지진과 범람 등에 대비해 강화된 기준에 맞춘 안전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아무 보완 조치도 취하지 않은" EDF는 몇 주 전에 지진 발생 시 위험도가 크다고 보고했고, ASN은 "지진과 범람으로 노심용융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9월 말로 트리카스탱 원전의 모든 원자로 가동을 긴급 중단시켰다.
ARD 방송은 원자력 안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내려진 '이유'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는 ASN이 유럽 한복판에서도 지진과 홍수 범람 등으로 후쿠시마처럼 노심용융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원전안전협회(GRS)의 전직 안전 전문가 만프레트 메르틴스는 ARD 인터뷰에서 "프랑스 당국들이 이토록 분명하게 우려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