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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행세` 美 백인여성, 극심한 생활고에도 "나는 흑인"

입력 2017-02-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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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행세` 美 백인여성, 극심한 생활고에도 "나는 흑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백인이면서 흑인 행세를 해오다 '인종전환'(transracial)'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레이철 돌레잘(39)이 최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며 노숙자가 될 상황에 빠졌다.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돌레잘은 지난 2015년 6월 자신의 백인 정체성이 폭로돼 흑인인권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 주 스포캔 지부장에서 물러나면서 지금껏 직업을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지난 2년 동안 구직을 위해 100여 차례나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취소됐고 회고록 출판도 30개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다"면서 "리얼리티 TV쇼나 포르노 영화업자들만 나를 찾아왔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돌레잘은 2월 주택 임차료는 친구가 빌려줘 해결했지만, 3월이 되면 살던 집에서 퇴거해야 한다고 전하면서 "머지않아 노숙자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돌레잘의 인생유전은 2015년 6월 자신의 백인 정체성이 발각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NAACP 스포캔 시의 지부장과 동워싱턴대 아프리카 연구프로그램의 시간제 교수였던 돌레잘은 미국 북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 인권운동가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하지만 그의 부모가 "내 딸은 유럽 혈통의 백인"이라며 어렸을 적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나온 그녀의 모습은 전형적인 금발을 가진 백인이었다.

그녀의 모친인 러스안 돌레잘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레이철이 그간 다른 사람처럼 행세한 게 슬프다"면서 우리 가족이 2006∼2007년 흑인 4명을 입양한 뒤부터 딸이 흑인 행세를 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부친은 딸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도자들을 길러낸 하워드대로 편입한 뒤 흑인 문화에 강하게 동화됐고 그것이 딸의 정체성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돌레잘은 당시 NBC방송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인 흑인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흑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흑인으로 규정해 '인종전환' 논란을 일으켰다.

성을 바꾼 트랜스젠더(성전환자)처럼 스스로 인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돌레잘의 주장이 잘못이라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외모까지 바꿔가면서 흑인처럼 보이려 했던 것은 위선이라는 비판이다.
게다가 돌레잘의 미심쩍은 행보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의 신뢰성에도 흠집도 생겼다.

그녀는 지금도 "나는 결코 백인이 아니다. 나를 백인이라고 규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jongwo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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