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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서 봤던 그놈들이네'…중국인 환전 사기범 검거

입력 2015-10-1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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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서 봤던 그놈들이네'…중국인 환전 사기범 검거


"어? 카톡(카카오톡)에서 봤던 그놈들인데…"
환전상에서 주위를 산만하게 하면서 큰돈을 환전하는 척하다 실제로는 잔돈만 건네고 환전 금액을 받아 가로채는 이른바 '밑장빼기' 수법으로 사기를 친 중국인들이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명동에서 사기를 치고는 사흘 후 똑같은 수법으로 동대문에서 사기행각을 벌이려다 경찰이 카카오톡을 통해 전파한 정보를 접한 환전상의 신고로 검거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환전상을 속여 약 1천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중국인 C(49)씨와 Y(45)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달 9일 오전 10시께 명동의 한 환전상에게 5달러짜리 지폐 180장과 100달러짜리 지폐 91장 등 총 1만달러(약 1천100만원)를 제시하며 환전을 요구하고는 실제로는 5달러 지폐 180장 900달러(약 100만원)만 건네주는 수법으로 환전상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사람이 환전상에게 두 지폐 뭉치를 번갈아 건네고 세도록 하면서 환전해 달라고 했다가는 마음이 바뀐 듯 돈을 돌려달라고 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일행이 아닌 척 '내 돈을 먼저 환전해 달라'고 재촉해 환전상의 주의를 끄는 수법을 썼다.

남대문경찰서 명동파출소는 신고를 받고 이들이 추가 범행을 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들의 수법과 인상착의, 사진 등을 평소 환전상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카톡 대화방을 통해 공지했다.

카톡에서 모습이 공개된 이들은 40대이면서 머리를 깍두기처럼 사각형으로 짧게 깎은 특이한 용모를 하고 있었다.

이 대화방에서 관련 내용을 접한 한 명동의 환전상은 이를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대문 지역 환전상에게 카톡으로 전달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12일 낮 12시 40분께 동대문에 나타난 중국인 사기꾼들은 이 환전상이 운영하는 환전소를 찾아왔다.

환전상의 눈에는 이들의 짧게 깎은 '깍두기' 머리가 먼저 들어왔다.

머리 모양 말고도 체크무늬 가방 등 소지품도 카톡으로 전달받은 사기꾼들의 모습과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큰돈과 작은돈 뭉치를 건네면서 돈을 세보라고 하는 등 경찰이 공지한 대로 현란한 밑장빼기를 시도했다.

명동에서 사기를 친 동일범이라고 확신한 환전상은 명동의 환전상에게 연락했다.




명동 환전상은 이를 곧바로 명동파출소에 알렸고, 명동파출소가 가까운 중부경찰서 을지로지구대에 공조를 요청하면서 이들은 두 번째 범행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한 달짜리 단기 비자로 입국했으며,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에 여행하려고 입국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들이 애초부터 환전 사기 범행을 목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comm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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