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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귀국, 부친 신격호와 회동…경영권 관련해 대화 무(無)

조완제 기자

입력 2015-08-03 16:12

수정 2015-08-03 17:49

최근 심각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가(家)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전격 회동했으나, 두 사람은 한·일 롯데 경영권과 관련해 전혀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빠른 시일 내에 경영권과 관련해 타결점을 찾을 것으로 보이나, 그동안 쌓인 감정의 골이 깊어 표 대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일본에서 머물던 신동빈 회장은 이날 귀국해 김포공항에서 작금의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 뒤 곧바로 부친이 묵고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향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부자 간의 만남은 5분 간의 짧은 회동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5분 정도 만났다. 출장 잘 다녀왔다고 서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라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과의 화해 여부에 대해선 "화해한 것으로 본다. 동석한 사람에 따르면 서로 웃으며 좋게 인사했다"라고 근거를 제시하며 공식적으로 신격호-신동빈 부자가 '화해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까지 언론을 통해 신격호 회장의 육성과 동영상을 공개할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보였던 신격호-신동빈 부자 사이가 5분이란 시간 안에 화해가 성사됐는지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분분하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인사만 한 것인지 다른 내용이 오고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대화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신격호-신동빈 부자의 회동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28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귀국했다. 신 회장은 입국장을 나오면서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논란에 대해 사과를 했다. 이후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자신의 역할과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였다.

그리고 최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에 대해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 확실하게 못을 받았다.

그러나 한·일 롯데 경영권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 및 주주총회 날짜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상적 경영판단 능력보유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신동빈 회장은 앞서 귀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말을 전혀 구사하지 못한 채 일본어로 인터뷰에 응하며 '한국기업이 아니다'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에 직면한 것을 의식한 듯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롯데는 일본 기업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95%의 매출이 우리나라(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다"고 강조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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