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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무가베 대통령 "배부를 때까지 먹지 마세요"

입력 2015-03-02 21:38

"배부를 때까지 먹지 마세요."
세계 최고령 독재자로 불리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91회 생일을 축하하는 호화판 행사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는 것과 별도로 그의 장수비결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가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주변 고급호텔 골프장에서 열린 대규모 생일파티에 앞서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잘 먹지만, 내 배를 가득 채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스통신 사파(SAPA)가 보도했다.

그는 "당신은 잘 먹어야 한다. 그러나 음식이 당긴다고 배가 찰 때까지 먹지는 마라"고 충고했다.

무가베 대통령의 유일한 생존 이복 여동생인 레지나 가타(68)도 지난 1월 18일 짐바브웨 관영 신문 선데이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무가베의 장수비결을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타는 "그는 항상 술과 담배 같은 것들은 몸을 쇠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한다. 그는 지금까지도 매일 많은 운동을 하는데 훈련되어 있다"고 말했다.

무가베의 금욕적인 생활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긴 산책을 하고 고기는 조금, 야채는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가베 대통령은 지난달 초 하라레 국제공항에서 계단에서 넘어져 고령에 따른 건강 문제가 재점화됐음에도 지난 1월 30일 아프리카연합(AU) 순회의장을 맡는 등 여러 가지 대내외 활동 수행으로 건강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그를 만나본 한 외교관계자는 "워낙 고령이라 장담하긴 어렵지만, 아직 목소리가 카랑카랑했다"고 그의 건강상태를 평가했다.

짐바브웨 여당은 지난해 12월 무가베를 2018년 차기 대선 후보로 다시 지명한 상태다.
그는 생일축하 연회를 하루 앞두고 국영 TV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집권당을 이끌고 나갈 후계자를 지명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무가베는 최근 "죽기 전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며 강한 권력욕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그가 전립선암을 앓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부인하면서 싱가포르를 몇 차례 방문한 것은 정기 의료 검진과 안과 질환 치료를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번 생일 연회에서 짐바브웨와 자신에게 제재조치를 취한 미국을 비난하는 등 90분에 걸친 긴 연설을 소화하기도 했다.
1970년대 소수 백인정권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쳐 독립을 일궈낸 투사 출신의 무가베는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35년째 계속 집권해 온 아프리카 최장수 집권자다.

ryu625@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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