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실패한 후,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지난 1차전 김민재를 비판했던 것처럼 마누엘 노이어를 타깃으로 삼았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자신의 발언이 선수에게 어떤 파장을 가져올 것인지를 모르는 모양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전 4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과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 경기에서 1대2로 역전패했다. 합계 스코어 3대4로 바이에른의 UCL 결승행은 좌절됐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노이어를 비판했다. "노이어는 100년 동안은 하지 않을 실수를 저질렀고, 선수들은 매우 실망했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모든 걸 다하고 나왔다"며 첫 번째 실점 과정에서 노이어가 저지른 실수를 탓했다. 투헬 감독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투헬 감독의 발언으로 인해서, 노이어가 패배의 원흉이 지목된 것이다. 사실 노이어는 이번 경기 바이에른 선수 중 제일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전반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슈팅이 골대를 맞는 과정에서도 노이어의 선방에 있었고, 세컨드볼 찬스에서도 엄청난 선방으로 호드리구의 슈팅을 막아냈다.
후반 초반 비니시우스를 중심으로 레알이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을 때도, 노이어가 선방해내면서 버텨냈기 때문에 바이에른이 선제 실점을 내주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투헬 감독의 말처럼 호셀루의 동점골 직전에 나온 노이어의 실수는 노이어답지 않은 실수였다.
슈팅이 골대 앞에서 바운드된 후에 골대로 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면 차라리 공을 잡은 게 아니라 옆으로 쳐내는 판단이 더욱 안전했을 것이다. 노이어의 실수로 인해서 레알의 UCL DNA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호셀루의 극장 역전골이 나오면서 바이에른은 무너졌다.
노이어의 실수도 문제였지만 1대0 상황에서 너무 일찍 수비적으로 나선 투헬 감독의 판단 역시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런데도 투헬 감독이 노이어를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했기 때문에 패배는 온전히 노이어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지난 1차전에서도 그랬다. 김민재가 2실점 과정에 모두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건 사실이었지만 투헬 감독의 발언은 김민재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그는 "김민재는 두 번이나 욕심이 과했다. 첫 실점에서 비니시우스를 향한 김민재의 움직임은 너무 빨라서 크로스 패스에 걸렸다. 김민재는 너무 공격적으로 행동했다. 두 번째 실점에서도 김민재의 실수가 나왔다"며 김민재만 나무랐다.
경기 후 김민재와 노이어를 향하게 될 비판의 화살을 생각했더라면 선수보호를 위해서라도 투헬 감독은 선수를 탓하는 인터뷰를 해선 안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