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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생 김주찬 '21년만의 지지대더비' 新영웅...수원삼성,안양 꺾고 4연승 '선두'

윤진만 기자

입력 2024-04-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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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생 김주찬 '21년만의 지지대더비' 新영웅...수원삼성,안양 꺾…


2003년 이후 21년만에 펼쳐진 '정규리그 지지대더비'의 영웅은 2004년생 김주찬(수원)이었다.



'수원의 막내 공격수' 김주찬은 2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2 2024'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원은 전반 41분 김현의 추가골, 후반 44분 뮬리치의 쐐기골을 묶어 후반 추가시간 김운이 한 골 만회한 안양을 3대1로 꺾었다. 4연승을 질주한 수원은 6승 2패 승점 18점으로 시즌 첫 패를 당한 안양(16점)을 끌어내리고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시즌 혜성같이 등장한 김주찬은 수원이 창단 최초로 2부로 강등된 올 시즌, 앞서 6경기 연속 침묵하다 '지지대더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폭발하며 큰 경기에 강한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주찬은 프로 데뷔 시즌인 2023년 7월에 열린 울산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뜨린 바 있다.

지난시즌 총 5골을 뽑아내며 K리그2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오른 김주찬은 염기훈 감독 체제의 새로운 시스템과 K리그2 스타일에 적응에 다소 애를 먹었다. 하지만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서서히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수원이 치른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확실한 반등 포인트를 잡았다. 염기훈 수원 감독은 "김주찬이 작년보다 더 활발해졌다. 그간 골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몰아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이날 경기는 김주찬이 태어나기 전인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에서 치르는 '지지대더비'였다. '지지대더비'의 역사와 의미를 문서, 영상으로만 접한 신예가 '지지대더비'의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는 것 자체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지지대더비'는 안양과 수원 사이의 고개인 '지지대'의 이름을 딴 더비다. LG 치타스(현 FC서울)의 연고가 안양이던 시절, 안양과 수원이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쳤다. 1997년, 수원 코치 조광래 감독의 안양 감독 부임, 1999년 안양 출신 서정원의 수원 입단이 '지지대더비'에 불을 붙였다. LG 치타스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사그라들었던 열기는 2022년 양팀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면서 다시 뜨거워졌다. 당시 수원이 오현규의 극장골로 간신히 살아남았다. 이날 안양종합운동장에는 안양 홈구장 최다 관중인 1만2323명이 찾았다.

4연승,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안양과 3연승 상승세를 탄 수원의 충돌. 사전 인터뷰에서 양팀 감독은 '집중력'(유병훈 안양 감독), '자존심'(염 감독)과 같은 키워드로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안양에서 이적한 수비수 백동규를 선발로 기용했다. 염 감독은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이적은 명백한 잘못이다. 백동규의 장단점을 잘 안다"고 말했다.

전반 초반 경기를 주도한 건 안양이었다. 15분새 4번의 슈팅으로 수원 골문을 위협했다. 정신없이 끌려다니던 수원은 첫번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은 김현이 문전을 향해 패스를 찔렀다. 김주찬과 안양 골키퍼 김다솔이 동시에 공을 향해 달려오는 상황. 주력을 장착한 김주찬이 간발의 차로 먼저 도착해 오른발로 공을 툭 밀어 득점에 성공했다. 염 감독은 김주찬의 첫 골이 경기 향방을 갈랐다고 자평했다.

김주찬의 선제득점 후 경기 양상은 180도 바뀌었다. 안양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중원에서 패스 미스가 반복됐다. 반면 웅크리고 있던 수원은 공격 강도를 높였고, 41분 손석용의 크로스를 받은 김현이 추가골로 연결했다. 수원은 상대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후반 44분 뮬리치의 쐐기골로 달아났다. 추가시간 3분 김운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전술, 전략이 아닌 간절함에서 수원이 앞섰다"며 아쉬워했다. 염 감독은 "K리그2는 다부지다. 일대일 싸움에서 지면 아무것도 안 된다. 초반엔 선수들이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해서 일대일 싸움에서 이기는 모습이 나온다"며 만족감에 미소지었다. 김주찬은 90분 풀타임 뛰며 팀 승리를 도왔고, 백동규는 후반 26분까지 71분 동안 수비 라인을 든든히 지켰다. 안양=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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