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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가 심상치 않다' 2경기 쉰 메시, 토론토전 37분만에 교체 OUT→US컵 결승 앞두고 등부상 '의심' , 인터마이애미는 4-0 대승

박찬준 기자

입력 2023-09-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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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가 심상치 않다' 2경기 쉰 메시, 토론토전 37분만에 교체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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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GOAT' 리오넬 메시의 몸상태가 심상치 않다.



인터 마이애미는 21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DRV PNK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FC와의 2023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동부 컨퍼런스 30라운드에서4대0 대승을 거뒀다. 인터마이애미는 이날 승리로 승점 31 고지를 밟으며, 뉴욕 레드불스를 골득실에서 앞선 13위로 뛰어올랐다. 토론토는 승점 22로 그대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날은 메시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메시는 지난 9월 A매치 기간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합류했다. 메시는 에콰도르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남미 예선에 출전해 환상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대0 승리를 안겼다. 메시는 후반 44분 교체아웃됐다. 좀처럼 그라운드 밖에 나오지 않는 메시였기에, '메시도 늙었다' 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메시가 며칠 전 피로가 쌓였다고 하더라. 선발 제외를 요청했다"고 전하며 볼리비아전에서 휴식을 취했다. A매치 데이 종료 후 리그가 재개됐지만, 17일 열린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도 메시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메시는 토론토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요세프 마르티네스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메시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반 18분 날카로운 돌파 후 빠른 왼발슛으로 골문을 노렸다. 20분에는 2대1 돌파 후 박스까지 진입하는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1분 후에는 특유의 탈압박 후 멋진 드리블 돌파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상대 태클에 막혔다. 23분에는 컷백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떴고, 27분에는 날카로운 택배 크로스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 37분 돌연 교체돼 나왔다. 로버트 테일러가 대신 투입됐다. 전반 종료 후에는 아예 벤치를 떠나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US오픈컵 결승을 앞두고 메시의 몸상태를 배려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메시의 등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등근육의 이상으로 당분간 결장할 공산이 크다는 보도였다. 지난 A매치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확실한 것은 메시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다.

메시는 숨가쁜 일정을 이어왔다. 입단 한달만에 꼴찌팀에 창단 첫 트로피를 안겼다.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달 20일 내슈빌과의 리그스컵 결승전서 전후반을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 혈투 끝에 10-9로 아슬아슬하게 승리, 우승했다. 미국·캐나다에서 열린 리그스컵은 미국 MLS와 멕시코 리가 MX 소속 구단이 참가하는 대회다. 47개 팀이 참가해 조별 리그와 32강 토너먼트로 구성됐다.

리그스컵에서 데뷔한 메시는 출전한 모든 경기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다. 리그스컵 결승에서도 득점포를 쏘아올린 메시는 7경기에서 총 10골을 퍼부었다. 이런 메시의 초인적인 활약을 앞세운 인터 마이애미는창단 후 첫 정상에 올랐다. 리그스컵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무대를 미국으로 옮긴 메시는 7경기 만에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개인 통산 4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메시는 '최우수 선수상'과 '득점상'까지 받으며, 단 7경기만에 미국 무대를 완벽히 정복했다. 역시 메시라는 말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놀라운 행보다.

메시는 7월16일 인터마이애미 입단을 확정했다. 인터마이애미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발롱도르를 7회 수상한 월드컵 챔피언 메시와 2025년까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파리생제르맹과 계약이 만료된 메시는 일찌감치 인터마이애미행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8일 디아리오 스포르트,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유럽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인터 마이애미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메시 사가는 바르셀로나 복귀도 아닌, 사우디 아라비아행도 아닌, 제 3의 선택인 미국행으로 마무리됐다.

메시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내 선수 경력의 다음 단계를 미국과 인터 마이애미에서 이어가게 돼 기쁘다"며 "이는 매우 환상적인 기회이며 우리는 함께 이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구축할 것이다.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돕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봉은 5000만 달러에서 6000만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 돈으로 656억원에서 784억원 사이로 평균을 내면 720억원 정도에 이른다. 하루 평균 2억원 가까운 돈을 버는 셈이다. 파리생제르맹에서 받던 3360만파운드, 약 540억원보다 올라간 셈이다.

메시는 성대한 입단식을 가졌다. 1만8000여 관중석은 핑크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꽉 들어찼다. 폭우가 내렸지만,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메시의 등장을 기다렸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상기된 표정의 메시가 단상에 오르자 마이애미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단상에서는 메시 영입에 앞장선 데이비드 베컴 구단주와 공동 구단주인 호르헤, 조세 마스 형제가 그를 기다렸다. 베컴을 시작으로 관계자들과 차례로 포옹한 메시가 '10'과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유니폼을 들고 서자 화려한 불꽃놀이 쇼가 펼쳐졌다. 메시는 "앞으로 우리는 멋진 경험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동적이다. 마이애미 시민들이 우리 가족에게 베풀어 준 친절에 감사드린다"고 첫인사를 건넸다.

메시가 가세한 인터 마이애미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돌변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 영입 이후 그의 바르셀로나 친구들 미드필더 부스케츠와 왼쪽 풀백 조르디 알바까지 추가 영입했다. 사령탑도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티노로 바꿨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가 출전하기 전에는 리그 경기에서 11경기 연속 승리 없이 3무8패라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메시 딱 한명의 가세로 완벽히 기류가 바뀌었다. 메시는 자신이 뛴 모든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놀라운 행보를 이어갔다.

시작은 크루즈아슬전이었다. 조커로 들어간 메시가 결승골을 터트리며 2대1로 승리했다. 이후 메시의 골퍼레이드와 함께 인터 마이애미의 연승 행진이 이어졌다. 애틀란타전 4대0 승리를 시작으로 올랜도를 3대1로 제압했다. 메시는 애틀란타전에서 2골-1도움, 올랜도전에서 2골을 기록했다. 댈러스전은 고비였다. 인터마이애미가 4대4로 연장전까지 팽팽한 후 승부차기에서 눌렀다. 메시는 댈러스전에서도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3경기 연속 멀티골에 성공했다. 이후 샬럿을 4대0, 필라델피아전 4대1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메시는 지난 6경기에서 매 경기 골맛을 봤고 총 9골을 몰아쳤다. 멀티골은 3경기였다.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온 인터 마이애미의 마지막 상대는 내슈빌이었다. 메시는 경기 전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행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메시는 "미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많은 팬의 환대를 받았다. 나에 대한 대우도 엄청나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것을 고려한 끝에 가족들과 함께 결정했다. 내 평생 즐겨왔던 축구를 계속 즐기고 싶어서 이것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만족하고 있는 메시는 2021년 '친정팀' FC바르셀로나를 떠나 PSG로 이적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바르셀로나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메시는 2년 전 PSG 유니폼을 입으면서 첫 이적을 경험했다. 하지만 메시는 "PSG로 떠난 것은 계획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일"이라며 "나는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재정난에 시달리며 고액 연봉의 메시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메시는 연봉 삭감에 동의했지만 끝내 바르셀로나가 재계약 포기를 선언하며 끝내 눈물의 고별인사를 남기고 PSG로 이적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달랐다. 메시는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결과는 물론 우리 가족들의 일상을 보면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웃었다. 메시는 결승에서 드라마같은 우승을 일궜다. 메시는 마이애미의 공동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과 진한 포옹을 했고, 마이애미 선수단은 메시를 여러 차례 하늘 높이 던져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리그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결국 강행군에 탈이 난 모양새다. 축구의 신도 어느덧 이제 36세다. 메시는 지난 에콰도르전 후 "경기 도중 교체되어 나가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타타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와의 대화에서 우리가 일주일에 3경기를 치르며, 매우 지치고 힘들 수 있기에 어느 시점에서 결장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휴식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해했고, 나도 안도했다"고 했다. 이어 "메시의 부상이 근육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냥 피로 누적 같다"며 "정상적으로 훈련했고 뛸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일단 인터마이애미는 '에이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완승을 거뒀다. 전반 추가시간 파리아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인터마이애미는 후반 9분과 42분 타일러의 멀티골, 28분 크레마치의 연속골을 묶어 4대0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인터마이애미는 메시 뿐만 아니라 올 여름 영입한 호르디 알바마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알바 역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던터라 인터마이애미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인터마이애미는 일주일 뒤 US오픈컵 결승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휴스턴 디나모다. 메시는 준결승에서 2개의 도움을 올리며 팀의 결승행에 견인했다. 이번 결승마저 승리한다면 올해에만 두 개의 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때문에 일단 25일 예정된 올랜드시티 원정에는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가 큰 부상은 아니지만 올랜도전은 뛰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메시가 대체불가능한 자원인만큼, 결승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크다.

한편, 미국에서 메시 홀릭이 이어지자, '미국의 레전드' 랄라스는 메시의 결장 여부를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메시가 미국 무대로 온 이후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를 직접 보기 위한 팬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10만 달러 수준의 티켓값은 1만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랄라스는 "구단과 리그는 메시의 영입이 발표된 순간부터 경기장 안팎에서 메시를 이용했다. 그들이 메시가 경기에 뛰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를 갖고 있다면 이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력 등을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주장이지만, 지금 미국내 메시의 위상을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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