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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이런 '소방수'는 없었다, 12위→7위 대반전 이끈 '오직익수'

윤진만 기자

입력 2021-12-05 16:28

수정 2021-12-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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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이런 '소방수'는 없었다, 12위→7위 대반전 이끈 '오직익수'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역사상 이런 '소방수'는 없었다. 한때 강등 걱정을 하던 FC서울은 9월 이후 드라마틱한 반전을 거듭한 끝에 안정적인 잔류, 나아가 파이널라운드B 1위(전체 7위)로 올시즌을 마감했다. 9위였던 서울은 지난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에서 2대1 역전승하며 12승11무15패 승점 47점(46득점)을 기록, 인천(47점·38득점)을 다득점으로, 포항(46점)을 승점 1점차로 따돌리고 '하스왕'에 등극했다.



지난 9월 6일 박진섭 전 감독 후임으로 안익수 감독(56)이 지휘봉을 잡을 당시 서울의 순위는 최하위인 12위였다. 27경기에서 6승11무10패, 경기당 평균 승점이 1.07점에 그쳤고 평균 득점과 실점은 각각 1.0골과 1.33골이었다. 득점력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던 서울은 안 감독 부임 후 경기당 승점이 2.0점까지 치솟았다. 11경기에서 6승4무1패, 단 1번 패했다. 경기당 득점은 1.73골로 늘고, 실점은 0.91실점으로 줄었다.

안 감독식 전진 라인업과 선수간 잦은 스위칭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며 전혀 다른 팀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림픽 대표 출신 공격수 조영욱과 세르비아 출신 미드필더 팔로세비치는 안 감독 체제에서 각각 7골과 6골을 몰아넣었다. 둘은 시즌 최종전인 포항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폭발했다. 베테랑 오스마르, 기성용 고요한은 부상없이 매경기 출전하며 중심을 잡아줬고, 2003년생 초신성 강성진은 한쪽 측면 공격을 담당했다.

안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기존 훈련 방법에 변화를 줬다. 일일 1훈련 원칙을 깨고 일일 2훈련으로 바꿨다. 오전 웨이팅트레이닝, 오후 전술훈련과 같은 식이다. 경기 다음날 회복훈련을 한 뒤 이튿날 휴식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방책이었다. 경기를 끝마친 뒤 라커룸에서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문화를 만들며 원팀 정신을 새겼다. 포항전을 마치고도 선수들은 든든히 식사를 한 뒤 서울로 복귀했다.

안 감독은 늘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위대한 선수들은 평범한 것에 신경을 쓰고 기본을 통해 위대한 선수가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기본에 충실한 선수가 경기 중 실수를 저질러도 감싸줬지만, 훈련장에서 기본을 벗어난 행동을 한 이들은 과감히 배제했다.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수많은 팀이 시즌 중 감독 교체를 택했다. 하지만, 12위이던 팀을 7위로 5계단 끌어올리는 안 감독과 같은 효과를 낸 지도자는 없었다. 2016년 인천 이기형, 2018년 인천 안데르센, 2019년 인천 유상철, 2019년 포항 김기동, 2020년 수원 박건하 감독 정도가 차이를 만들었다. 안 감독은 부임 당시 "기꺼이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했고, "팬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비전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오직익수'란 플래카드가 안 감독을 향한 서울 팬심을 말해준다. 2018년 악몽을 떠올리던 서울은 놀라운 반전을 일으키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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