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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지도자→행정가 우승' 이흥실 김천상무 단장 "K리그1 무대, 내년에는 더 바쁠 것"

김가을 기자

입력 2021-10-18 14:41

수정 2021-10-19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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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지도자→행정가 우승' 이흥실 김천상무 단장 "K리그1 무대, 내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축하 많이 받았다. 내가 감사할 곳이 많은데…."



행정가로 연 축구인생 3막. 첫 페이지를 우승으로 장식한 이흥실 김천 상무(군팀) 단장(60)이 '허허' 웃었다.

김천상무는 17일 부천FC를 제압하고 '하나원큐 K리그2 2021' 정상에 올랐다. 시즌 종료 두 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우승컵을 차지했다. 다음 시즌 K리그1(1부) 다이렉트 승격 티켓도 거머쥐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이흥실 단장은 "조규성이 득점한 순간 머릿속에 여러 장면이 스쳐갔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담담해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대표 이사님, 직원들이 모두 기뻐하고 있었다. 여기에 오현규 득점까지 터져서 정말 좋았다. 그런데 그 득점이 취소 됐다. 그 때부터 경기 끝날 때까지 조마조마하니 불안했다"며 웃었다.

우승의 마침표를 찍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상무 축구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상주시에서 김천시로 연고지를 옮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K리그2(2부) 자동 강등. 상주상무에서 김천상무로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 단장은 "구단과 연맹의 관계, 김천시와의 관계, 군부대와의 관계까지 처음에는 낯선 부분이 있었다. 초반에는 중심을 맞춰가는 것이 어려웠다. 당시에는 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부상 선수도 있고, 전역 선수도 많았다. 주변에서는 '김천 우승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했는데 꼭 그렇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어수선한 상황 속 이 단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한 발 더 움직이는 일이었다. 그는 김천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관계자 얘기를 들었다. 또 지도자 경험을 토대로 선수단 지원에 나섰다.

이 단장은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팀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선수들이 조금 더 잘 먹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을 찾았다. 의약품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도 시간이 갈수록 김태완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했다. 그 부분이 보람찼다. 시장님과 대표이사님을 비롯해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행정가로 보낸 첫 시즌. 이 단장은 선수(1986년 포항제철), 지도자(2016년 안산경찰청), 행정가(2021년 김천상무)로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운이 좋았다. 고맙고 감사한 기록이다. 이렇게 김천에서 함께할 줄은 예상도 못했다. 사실 나는 감독을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 단장 자리를 제안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행정을 통해 또 다른 경험을 쌓았다"고 전했다.

이제는 2부를 넘어 1부로 간다. 이 단장은 "경기와 관련해서는 할 얘기가 없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알아서 더 잘 준비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수단이 최대한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내년에는 더 바쁠 것 같다. 운동장 사용부터 팬들과의 소통까지. 해야 할 일이 많다. 김천을 넘어 구미, 상주 등 인근 지역 팬들까지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승 직후 쏟아진 수 많은 축하 인사 만큼이나 이 단장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팬들과 자주 만나지 못했다. 기회가 날 때마다 팬과 만날 수 있는 현장에 가려고 했다. 그러다 동호인 축구 경기에서 다리를 다쳤다. 선수 때도 안 다쳤던 부위다. 이후 코로나19 상황도 심각해져 한동안 몸을 아꼈다. 이제는 부상에서 회복했고 다시 움직여야겠다"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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